브리트니 스피어스: '내 인생 살고 싶다'… 아버지 후견인 자격 박탈 호소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딸 브리트니의 후견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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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딸 브리트니의 후견인을 맡고 있다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23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아버지의 후견인 지위 박탈을 호소했다.

브리트니는 이날 화상으로 연결한 법정 진술을 통해 아버지가 그를 "10만%" 통제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올해 39세인 브리트니는 이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그저 내 삶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딸 브리트니의 후견인을 맡고 있다.

그는 법원이 명령한 후견인 신분으로 딸의 개인적인 일과 사업적인 일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받았다.

이 같은 명령은 브리트니가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로 재활 시설에 입원한 이후 내려졌다.

이후 오랜 기간 브리트니가 이 같은 조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한 추측이 있었다. 팬들은 브리트니의 SNS를 샅샅이 살피며 그의 상태를 알아내려 노력해왔다.

이날 마침내 입을 연 브리트니는 그동안 이뤄진 "학대"에 대해 진술하며 "평가 없이 후견인 제도를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분간의 감정적인 진술을 통해 "나는 내 인생을 살 자격이 있다. 평생을 일했다. 2~3년 동안 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브리트니는 남자친구와 결혼해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지만, 후견인인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자신의 임신을 막기 위해 IUD(자궁 내 피임 기구)를 제거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후견인 제도는 제게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아버지 제이미의 변호사는 그가 브리트니의 이같은 진술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변호사가 읽은 법정 성명서를 통해 "의뢰인은 딸이 고통을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딸을 사랑하고 매우 그리워한다"고 밝혔다.

제이미의 변호인단은 과거 제이미가 딸의 재정을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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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법정 앞에 모여 시위를 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팬들

브리트니의 후견인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다.

제이미는 2019년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딸의 개인생활에 대한 후견인직을 내려놨다. 브리트니는 이 임시 조처를 영구적으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이날 법원 밖에서는 '#브리트니해방(#FreeBritney)'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수십 명의 팬들은 법정 진술이 이뤄지기 전 "브리트니를 해방하라", "브리트니의 인생에서 사라져라"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브리트니 해방 운동을 시작한 인물 중 한 명인 메건 래드포드는 "브리트니가 말한 모든 것이 정말 가슴 아팠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며 "진실이 세상 밖에 나왔고 이를 더는 부인할 수 없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데이비드 윌리스, BBC뉴스 LA 특파원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13년 동안 억눌러온 좌절을 담은 망연자실함을 법정에서 터뜨렸다. 엄청난 비난과 분노, 유감의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판사가 종종 그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요청해야만 했다.

브리트니는 그동안 가차없이 이용당해온, 고립되고 길을 잃은 외로운 슈퍼스타 같은 모습이었다. 우리는 브리트니가 직접 변론하겠다고 요청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괴로움 가득한 열변을 토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적었을 것이다.

이날 법정은 후견인 제도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브리트니의 정신적 고뇌를 돌봐줬어야 할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가족의 동기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했다.

후견인 제도란 무엇인가

미 법원은 성인이라도 치매 등 정신질환 등으로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없을 때 후견인을 지정하고 있다.

브리트니에 대한 후견인 제도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그의 재정과 재산을 관리하는 일이고, 또 하나는 개인으로서 그를 돌보는 일이다.

법적 합의에 따라 브리트니는 2008년 이후 재산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

그는 당시 전 남편인 케빈 패더라인과의 이혼과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 다툼 속에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행동들을 보였다.

특히 브리트니의 삭발을 포함한 일련의 공개적인 사건들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그는 두 번이나 병원에 입원했다.

#브리트니 해방 캠페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해시태그는 2009년 브리트니의 후견인 제도에 반대했던 한 팬사이트에서 시작됐다.

캠페인 측은 그가 어쩔 수 없이 후견인 제도를 따라왔다고 믿는다. 이들은 법정 심리가 있을 때마다 정기적으로 만나 시위를 벌여왔으며, 이날 역시 법원 앞에 모였다.

이들은 브리트니의 후견인 제도를 끝내는 탄원서에 수 만 명의 서명을 받아 백악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브리트니가 재작년 아버지의 병으로 인한 정서적 고통을 이유로 라스베이거스 정기 공연을 보류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 다시 주목을 받았다.

패리스 힐튼, 벳 미들러, 마일리 사이러스를 포함한 많은 유명인사들도 이 캠페인에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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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가 2019년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법정 발언이 큰 관심을 받은 이유

#브리트니해방 운동과 브리트니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최근 다큐멘터리 개봉 모두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가족들까지 후견인 제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브리트니는 이날 전까지 많은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의 재작년 법정 진술은 공개되지 않았다. 온라인상의 브리트니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였고, 그는 사건을 언급하기를 꺼렸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브리트니가 2014년부터 이 후견인 제도에 반대해왔다는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왜 지금일까?

지난 4월 브리트니는 국선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서 발언하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브리트니는 이전에도 변호사를 통해 아버지가 더는 그의 경력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브리트니의 변호사는 판사에게 브리트니가 "아버지를 두려워하며", 그가 후견인으로 통제권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무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트니는 그의 의료 매니저이자 현 후견인인 조디 몽고메리가 제이미의 후견인 지위를 대신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