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이슈와 미 국무부 부장관의 동북아 순방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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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북아시아를 순방 중인 엔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23일 오후 출국했다.

일본을 거쳐 21일 한국에 온 셔먼 부장관은 몽골 방문 후 오는 25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엔디 셔먼 부장관은 22일 청와대를 예방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미대화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공조하기로 한 점도 언급했다.

이에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빨리 호응하기를 기대한다"며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국과의 긴밀한 조율을 강조했다.

이어 한미동맹과 관련해 "한국은 미국의 본격적인 파트너이자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도 만난 셔먼 부장관은 한반도문제와 역내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동맹 강화… '공은 여전히 북한에'

전문가들은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한이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발표에 따른 실천적 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한미동맹 강화 차원의 방문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한미가 동맹을 강조하며 북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서는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만큼 여전히 공은 북한으로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했지만 외부로 알려진 것이 제한됐다"며 "셔먼 부장관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접근법이 '조율'을 강조하는 만큼 셔먼 부장관의 이번 방한이 한국의 전략적 입장에 대한 존중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대북정책뿐 아니라 글로벌 전략에 있어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고 공통의 이익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중국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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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9일 북한의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 모습

북미 대화 재개…'중국 건설적 역할'

23일 출국한 셔먼 부장관은 몽골에 이어 25일 중국을 방문한다.

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셔먼 부장관의 방중 사실을 확인하며 '이익이 맞으면 중국과의 협력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성윤 연구위원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협조도 당연히 필요하다"며 "실제 협상 재개의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국에게 그 역할을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만 들르는 것은 절반의 목적만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으로 그래서 일본과 한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정 연구위원은 "사실상 중국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는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측 의도가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수 차례 읽혔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곤 교수는 "셔먼 장관의 이번 방한에서 북한은 물론 중국 견제에 대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였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중국 견제를 놓고 상당히 전향적인 양국 간 협의가 이뤄진 만큼 이를 계속 유지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셔먼 부장관은 23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의 만남에서 "역내 도전에 계속 논의할 것"이며 "미국과 한국의 이해에 반하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약화하려고 위협하는 행동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셔먼 부장관은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전, 번영의 핵심축"이며 "양국이 공통의 안보 이해와 민주주의, 자유의 가치로 묶여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