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 시위대에 최루탄·후추탄 쏜 탈레반

4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이 여성권리 신장을 위한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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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이 여성권리 신장을 위한 시위를 하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선 여성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

시위대는 4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한 다리에서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려던 자신들을 향해 탈레반이 최루탄과 후추탄을 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지언론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은 시위대가 통제 불가능 상태가 돼 개입했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카불과 아프간 중서부 헤라트 등 주요 도시에선 여러 여성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여성들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여성들을 정부 보직에 포함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탈레반은 수일 내에 새로운 정부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여성들을 정부 내에 포함시키겠다면서도 장관직에는 임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많은 여성들은 아프간 여성 인권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 당시로 퇴보할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 여성들은 외출 시 얼굴 전체를 가려야 했으며, 사소한 죄를 범해도 중대한 처벌을 받았다.

시위에 참가한 아프간의 여성 기자인 아지타 나지미는 톨로뉴스에 "25년 전 탈레반이 집권했을 때 그들은 내가 학교에 가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소라야는 로이터통신에 "그들이 5년 집권을 끝난 후에 난 25년간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총의 탄창으로 시위대 여성 중 한 명의 머리를 내려쳐 여성이 피범벅이 됐다고도 전했다.

한편 탈레반 저항군의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 밸리에선 충돌이 이어졌다. 탈레반은 두 구역을 더 점령했다며 지역 중앙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항 세력의 구심점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 대변인은 격전이 지속되고 있으며 탈레반 대원 수천 명이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주민 15만~20만 명이 살고 있는 판지시르는 과거 탈레반 집권기의 저항 거점이었을 뿐 아니라, 1980년대 소련에 항전한 민병대의 중심 지역이기도 했다.

NRF를 이끄는 아흐마드 마수드는 헤라트에서 진행된 여성 시위대를 극찬했으며, 판지시르에서도 반탈레반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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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 세력의 구심점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이 4일(현지시간) 판지시르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이러한 탈레반과 NRF의 주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미군의 철수 이후 카불 공항은 다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프간 항공사 마리아나는 카불 공항에서 헤라트, 마자르이샤리프, 칸다하르 등 3개 도시로 출발하는 국내선 운항이 재개됐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TV는 주아프간 카타르 대사를 인용해 카타르 기술팀이 구호물자를 받기 위한 공항 재개장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5일 아프간과 미국의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를 방문할 예정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탈레반 인사와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보국(ISI)의 수장 파이즈 하미드는 현재 카불에 머물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ISI가 탈레반이 아프간 군대를 재정비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ISI는 서방국가들로부터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