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임신한 여경 가족 앞에서 살해'...여성 탄압 심해지나

유가족에 따르면 숨진 네가르는 지역 교도소에서 근무했으며 임신 8개월 차였다

사진 출처, Negar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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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에 따르면 숨진 네가르는 지역 교도소에서 근무했으며 임신 8개월 차였다

탈레반 무장세력이 아프가니스탄의 한 지방 도시에서 여경을 사살했다고 목격자들이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4일 아프가니스탄 중부 고르주 피로스코에서 바누 네가르라는 이름의 여성이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살해당했다.

가족들은 숨진 네가르가 지역 교도소에서 근무했으며 임신 8개월 차였다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 측은 BBC에 네가르의 죽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그를 살해하지 않았단 것을 확인해 줄 수 있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BBC에 밝혔다.

그는 이어 탈레반이 이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개인적인 원한 혹은 다른 이유"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피로즈코 대다수 주민은 보복이 두려워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를 꺼리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BBC에 탈레반 대원들이 이날 네가르를 남편과 아이들 앞에서 구타하고 총을 쏴 살해했다고 밝혔다. 또 숨진 피해자의 가족들은 BBC에 벽에 혈흔이 튄 자국과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채 숨진 네가르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제공했다.

유가족들은 무장 괴한 3명이 자택에 침입한 뒤 집안을 수색하고 가족들을 묶었다고 설명했다.

한 목격자는 괴한들이 아랍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아프간 정국을 장악한 탈레반은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관대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아프간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잔인함과 억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보고되고 있다.

탈레반은 이전 정부에서 일했던 이들에게 보복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아프간 내 보복 살인, 소수 종교 분파에 대한 구금과 처형 등을 보고하고 있다.

분석: 리즈 두세트, BBC 수석 특파원

탈레반은 집권 후 첫 기자회견에서 "원한도, 복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탈레반의 성명과 그들이 총으로 장악한 거리의 메시지 사이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아프간 전역에서 특히 여성들을 상대로 한 학대와 괴롭힘 정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끔찍한 사건들을 따로 놓고 보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전문직 종사 여성이나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해야 하는 여성 등 많은 여성이 긴장감 속에 살아가게 된 것은 분명하다.

전직 정부 고문, 항공사 승무원, 교사, 미용사 등 내가 카불에서 만나고 대화했던 모든 사람은 자신의 신변을 걱정하고 있다. 몇몇은 완전히 겁에 질려있다. 몇몇은 은신처로 숨어들기도 했다.

탈레반은 계속해서 "여성과 소녀들이 이슬람교 내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복장 규정과 대학 내 성별 분리 수업과 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규칙들은 여성의 삶이 몰라보게 바뀔 것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탈레반은 지난 5일 대학 내 남녀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공개했다.

탈레반 당국은 광범위한 문서를 통해 학교 수업을 성별로 구분해 진행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커튼을 쳐 남학생과 여학생을 구분하도록 했다.

AFP 통신은 탈레반이 공개한 문서 속에 이상적으로 여성은 여성 교사로부터만 가르침을 받아야 하지만 교수나 강사가 확보되지 않을 때는 좋은 인성의 "나이 많은 남성"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아프간 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은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아바야'와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입어야 한다.

앞서 지난 4일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헌법에 보장된 교육권 등의 권리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수십 명의 여성을 해산시켰다.

해당 여성 시위 단체는 카불의 한 다리에서 대통령궁으로 행진하려던 자신들을 향해 탈레반이 최루탄과 후추탄을 쐈다고 주장했다.

또 탈레반 저항군의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 밸리에선 충돌이 이어졌다.

야당인 아프간 국민저항전선(NRF)은 교전으로 파힘 다쉬티 대변인과 압둘 우도드 자라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 장군과 경호원 13명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판지시르 지역은 반탈레반 무장세력이 탈레반에 맞서 저항하고 있는 마지막 근거지다.

주민은 15만~20만 명가량 살고 있으며, 과거 탈레반 집권기의 저항 거점이었을 뿐 아니라, 1980년대 소련에 항전한 민병대의 중심지였다.

NRF의 지도자 아흐마드 마수드는 페이스북에 분쟁을 종식할 종교 지도자들 간의 협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공격을 중단한다면 NRF도 전투를 중단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탈레반은 정부군이 "수많은 사상자를 낸" 판지시르주의 주도 바자라크에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NRF는 이를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