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조기 치료, 자폐 진단 줄일 수 있다'

  • 필리파 록스비
  • BBC 건강 전문 기자
연구는 아기들마다 필요한 부분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진 출처, Telethon Kids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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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아기들마다 필요한 부분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기가 자폐증 초기 증상을 보일 경우 대처법을 부모들에게 교육시키는 방법으로 '3살 자폐증 진단' 건수를 3분의 2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생 이후 2년은 신생아의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대부분의 자폐증 진단은 세 살때 내려진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과 호주 과학자들은 이 정도의 개선은 이전엔 관측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됐다. 효과가 오랫동안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어린이에 대한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는 호주 멜버른과 퍼스에 사는 9~14개월 신생아 1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모두 자폐증 초기 증세가 있는 아기들이었다.

이중 아기 50여 명의 부모들은 다섯 달에 걸쳐 '눈을 마주치지 않는 아기와 소통하는 법', '아기의 발달을 돕는 감각적 방법으로 놀아주는 법' 등을 배웠다.

그리고 세 살이 됐을 때, 아기들은 여전히 발달 장애를 겪고 있었지만 사회적 참여도가 개선됐다. 감각 기관 문제나 반복 행동 장애 등을 겪는 경우도 적었다.

자폐 범위에 해당하는 아기는 7%에 불과했다. 기존의 돌봄 방식으로 길러진 다른 아기들의 자폐 진단율은 20%였다.

이번 실험에 쓰인 영상 프로그램을 제작한 조나단 그린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교수는 "많은 자폐증 치료법들이 발달 차이를 '일반적 행동'으로 메꾸려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린 교수는 "반대로 이번 실험에서 쓰인 방식은 아기들마다의 다양한 차이점에도 효과가 있고, 아기들에게 '각자에게 최선인 방식'으로 배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자폐증 연구 자선단체 오티스티카의 제임스 쿠작 박사는 이번 연구를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쿠작 박사는 "자폐증 환자들에게 맞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건 (신생아의) 여러 기술을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자폐증 진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또 다른 자선단체인 내셔널 오티스틱 소사이어티는 이번 연구에 여러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담당관 팀 니콜스는 "자폐증은 질환이 아니다. 그러므로 치료되거나 완화되는 무언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기 치료는 자폐 환자들이 마주한 가장 큰 문제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앤드류 화이트하우스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교수는 "그럼에도 이번 연구 결과는 한 발짝 중요한 전진"이라고 봤다.

그는 "어린이 건강 연구의 획기적인 순간"이라며 "각 아이의 강점과 문제점 등을 이해해 한층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하고, 또 이 아이들이 세상에 가져다 줄 독특한 능력들을 키워주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