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실험을 지지하는 사람들

이미지 캡션 지난 9월 북한 핵실험 이후 평양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비난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북한의 대외 강경 기조가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게 국제적 중론이지만, 다양한 의견이 서슴없이 나오는 온라인에선 북한의 태도에 동의하는 목소리도 있다.

BBC 코리아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북한 정권 지지 의견을 모아 분석했다.

베트남

페이스북에 상당수 베트남 이용자들은 북한의 핵 개발 기조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침략 위협을 받고 있어 국가 방위 차원에서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분석했다.

이미지 캡션 베트남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댓글 일부

쿽 헝 레(Quoc Hung Le)는 페이스북에서 "조국과 영토를 지키기위해 김정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썼다.

응웬 남(Nguyen Nam)은 "북한이 근대 무기 개발과 실험에 성공하고 무기를 대량 생산한다면 자국을 지켜내 이라크나 리비아, 시리아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인 부 리우(Vu Lieu)도 "북한은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북한의 핵 개발 기조에 동조했다.

"핵무기 개발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며 "포기하면 미국이 너의 목을 매달 것이니 바보짓을 하지 말라"는 강한 어조의 응원 글도 있었다. 응웬 탄 키에트(Nguyen Thanh Khiet)라는 이름의 이 페이스북 사용자는 더 나아가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지 않고 유엔 회원국 침략을 그만둔다면 북한도 핵 개발을 멈출 것"이라며 최근의 국제적 긴장 상태를 미국 탓으로 돌렸다.

한반도의 혼란을 베트남과 중국 사이에 이어져 온 남중국해 사태에 비교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도 있었다.

트리 틴 두엉(Tri Dinh Duong)은 "베트남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중국이 오늘날같이 우리를 희롱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에선많은 시민이 여러 우회 경로를 통해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의견을 게시하고 있다. 아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온 친북 의견들이다. 북한의 핵실험을 중국정부와 미국을 동시에 비꼬는 용도로 언급한 글들이 눈에 띈다.

이미지 캡션 중국 웨이보 이용자의 댓글

세이빙 미스터 우(Saving Mr Woo)라는 웨이보 이용자는 "이번 핵실험이 진도 6.3 지진을 일으켰다. 다음 핵실험이 창바이샨(백두산)이 깨어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면 북동부 사람들이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미지 캡션 중국 웨이보 이용자의 댓글

티안풀루오자지(Tianfuluozhaji)는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을 때 우리가 방사능 피해를 볼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더니 막상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아무 말도 없다"며 "(중국이) 왜 이중 잣대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미지 캡션 중국 웨이보 이용자의 댓글

두두두생(dududusheng)은 "핵 문제를 푸는 방법은 미국과 북한 간 적대적 상태를 완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미국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캡션 중국 웨이보 이용자의 댓글

지우후아이핑(Jiuhuayiping)은 "불쌍한 북한 사람들은 미국에 맞서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그들은 한국 사람들과 함께 죽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잘못"이라고 했다.

이미지 캡션 중국 웨이보 이용자의 댓글

차이나왕xs(Chinawangxs)라는 이용자가 "왜 우리가 저 불량 국가에 핵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하지 않고 있느냐"며 북한을 겨냥한 질문을 올리자, 리밍항64183(Li Minghang)은 이에 "핵 공격이 이뤄지면 북한과 한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의 북동지역도 파괴되기 때문"이라며 "모든 나라가 북한처럼 무책임하진 않다"고 답했다.

인도네시아

BBC 인도네시아는 지난 9월4일 북한의 핵 실험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가 BBC 인도네시아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되자, 댓글 창에선 사용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미지 캡션 BBC 인도네시아 페이스북 계정

이슨안 스푸트라니르와나(IsnAn Siputranirwana)는 북한을 향해 "잘 했다. 너무 오래 걸리진 말라"며 "미사일을 미국 방향으로 쏘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다.

와휴디(Wahyudi)는 "미국의 속마음은 질투심"이라면서 "김 동지여, 미국은 네 나라를 우려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친근하게 부르기도 했다.

바하사 인도네시아(Bahasa Indonesia)는 "미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그들은 허세만 부리고 있으며, 바보 같은 나라들만 미국의 지시를 따르고 싶어한다"고 북한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태국

BBC태국 페이스북 계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우려를 표했지만, 북한을 옹호하는 의견도 여럿 포착됐다.

페이스북에서 태국 이용자들이 북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미지 캡션 태국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댓글 일부

프라이 나콩(Pray Nakkong)은 "미국은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북한은 무기를 개발했지만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 어떤 나라들은 자신들의 민주주의가 우월하다고 하면서 계속 남을 폭격한다"고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또 "미국은 실수로 공격을 가하고서 언론을 통해 피해자를 자유롭지 않은 '나쁜놈'으로 묘사한다"고 꼬집었다.

북한의 핵실험에 과민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키코(Akiko)는 "북한은 실험을 하는 것일 뿐 아무도 위협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왜 그렇게 두려워 하느냐"고 썼다.

폰차이 지눈투야(Pornchai Jinuntuya)도 "북한은 전 세계에서 도둑질과 약탈질을 일삼는 나라와 달리 자기 땅에 머물며 아무도 침략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라우트 파시카(Sarawutt Phasika)는 "미국과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데 왜 북한은 그러면 안되느냐"고 반문했다.

결론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단순히 주변국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북한 문제를 자국 상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대개 자신의 문화적·정치적 관점에 기반해 북한 문제를 보고 있었고, 미국에 대한 분노를 투영하며 북한을 언급했다.

그런 와중에 일부 이용자들은 강대국들이 이끌어가는 세계에서 약소국으로 사는 것의 교훈을 이끌어내려 애쓰기도 했다.

냉전 시대 미국과 마찰을 겪으며 분할된 유일한 아시아 국가였던 베트남에선 한국과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었다.

페이스북 이용자 토안 능옌은 "한국과 북한은 이미 통일됐어야 하지만 미국이 보호라는 명목을 내걸고 갑작스럽게 한국에 들어왔고, 이어서 북한엔 러시아의 손이 뻗쳤다"면서 "한국이 발전하는 동안 독재 체재 아래의 북한은 가난을 면치 못했다"고 썼다.

이어 "베트남인들은 한국과 북한의 사례를 보고 배워야 한다"며 "독재가 끝나면, 두 나라는 통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 기사는 BBC 베트남 서비스 에디터인 장 뉴엔(Giang Nguyen)의 협조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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