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한의 출산문화는? 미역국, 족발, 꿀 먹고 출산휴가는 8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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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북한 산원 아이들

출산을 알리는 아기의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한 가정의 많은 것이 바뀐다.

특히 산모가 겪는 몸과 마음의 변화는 신비로우면서도 고달픈 과정이다. 이를 최대한 순조롭게 하는 것이 산후조리다.

한국과 북한의 산후조리 문화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북한에는 한국과 같은 개념의 산후조리원은 없다.

북한대학원대학교 권금상 연구교수는 "대부분의 북한 여성은 집에서 산후조리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도 무상의료체제는 있다. 산모가 산원(산부인과 병원)에서 며칠 더 입원하는 것까지는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식사와 이부자리, 가제수건 등은 산모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1996년에 북한에서 아이를 출산한 이모 씨는 "병원에서 출산했지만, 식량부터 이불까지 모두 집에서 가져갔다"라고 전했다.

'고난의 행군(1990년대 후반 수만 명의 사망자를 낳은 대기근)'으로 북한의 무상의료체제가 흐지부지해진 것이다.

이는 북한 의사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의료기술과 약을 빼돌려 파는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2002년 출산한 탈북자 김모 씨에 따르면 환자들이 병원에서 주사와 약을 돈을 주고 사야 했으며 부족한 경우 장마당에서 조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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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3월 2일 평양의 한 학교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여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리설주는 올초 셋째아이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 현인애 초빙연구위원은 "산원의 여건은 열악하다"라며 "나오는 음식도 변변치 않고 겨울에는 추우므로 대부분 집에서 산후조리를 한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의 영아 사망률은 한국보다 6배나 높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5년 발표한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과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방안'에 따르면 2014년 북한 영아사망률은 1000명당 23.68명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223개국 가운데 7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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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남포시 외곽의 한 해변가에서 아이를 안은 한 여성

미역국과 꿀

미역국을 먹으며 산후조리를 하는 것은 북한과 한국이 똑같다.

미역의 요오드 성분이 피를 많이 흘린 산모의 혈액을 보충하고 맑게 해줄 뿐만 아니라 붓기를 가라앉히고 모유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해주는 꿀도 인기다.

또 족발을 먹기도 한다. 북한 산모는 분유가 비싼 탓에 주로 모유 수유를 하는데 족발이 모유 분비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역에 따라 해산물 등을 먹으며 산후조리를 하기도 한다.

장마당이 많이 활성화돼 있긴 하지만 지역에 따라 산후조리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산모도 있다.

대북지원단체들이 북한에 미역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북한도 저출산 고민

저출산에 골머리를 앓기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5년 북한 여성의 출산율은 1.97명이었다.

20년 전인 1995년 당시 수치는 2.12명이었고, 2005년에는 2.01명이었다.

2013년(1.99명)부터는 급기야 2명 아래로 떨어졌다. 1990년대 경제가 어려워지고 여성들의 경제활동도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떨어진 것이다.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산모미가 있었다. 아이가 만 3세가 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배급한 백미다.

일부 탈북자는 한 달에 두 번 300g의 백미를 받았고 먹을 걱정이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산모미가 지역에 따라 줄거나 끊겼고, 1990년대에는 국가에서 지원이 완전히 없어졌다.

이 시기에 아이를 낳는 여성을 '머저리'라 부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북한에서도 저출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산모를 부르는 말은 '머저리'에서 '모성영웅'으로 달라졌다.

최근 북한에서 세쌍둥이가 태어나면 국가 차원의 경사다.

노동당에서 선물을 보낼 정도다. 남자아이에게는 훌륭한 장군감이 되라는 의미로 은장도, 여자아이에게는 부자가 되라는 뜻에서 금반지를 각각 보낸다.

아이를 많이 낳아 군병력 유지에 이바지한 여성을 '모성영웅'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 전국 어머니 대회를 개최했는데, 이때 평안북도 천마군의 40대 여성 박금옥 9남매를 낳은 공로로 모성영웅이 됐다. 박 씨는 2년 후 10번째 아기를 낳았다고 한다.

평양 시내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 가족 Image copyright ED JONES/AFP/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평양 시내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 가족

출산휴가...과연 효과는?

2015년 북한은 노동법과 여성권리보장법 일부 내용을 수정했다. 출산휴가를 기존 5개월(산전 60일, 산후 90일)에서 8개월(산전 60일, 산후 180일)로 3개월 연장했다.

하지만 이는 공장과 농장 등에서 일하는 직장에 다니는 여성에게만 적용되고, 장마당에서 장사하거나 개인 토지를 일구는 여성한테는 의미가 없다.

탈북자 인권운동가 김모 씨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 없이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여성의 출산경험은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르고 또 새터민이 제공하는 정보도 출산 시점에 따라 매우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