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국민투표: 정말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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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카탈루냐의 집회 참가자가 금지된 국민투표의 실시에 관한 수사 중인 스페인 경찰에게 꽃을 내밀고 있다

카탈루냐의 독립을 추구하는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바람과는 반대로 스페인 독립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카탈루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바르셀로나를 주도(州都)로 750만 인구를 거느리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국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법원은 이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스페인 경찰은 카탈루냐의 주요 관계자들을 체포했고, 국민투표를 중단시키기 위해 투표함을 압수하고 투표소 등의 주요 건물을 급습했다.

카탈루냐 시민들은 거리로 나가 집회를 벌였다. 대체 이 독립의 열망을 부추긴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정말로 카탈루냐는 독립할 수 있을까?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하고 생산적인 지역이다. 그 역사는 1천 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내전 이전까진 대체로 자치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1939~75년까지 프란치스코 프랑코 장군의 독재 하에서 탄압을 받았다.

프랑코가 죽자 카탈루냐 민족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1978년 헌법과 함께 카탈루냐는 자치권을 되찾았다.

2006년의 법령은 이 자치권을 보다 강화시켜 카탈루냐의 재정적 영향력을 증대시켰으며 스스로를 하나의 '국가(nation)'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헌법재판소는 2010년 이 법령의 효력 대부분을 무효화시켰으며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이에 분노했다.

수년간의 경기침체와 공공부문 감축에 자치권의 축소까지 더해져 분노한 카탈루냐인들은 2014년 11월 비공식적인 독립 투표를 열었다. 540만의 투표권자 중 2백만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고 지방정부는 80%가 분리독립을 지지했다고 선언했다.

2015년 카탈루냐의 선거에서 분리주의자들이 승리를 거두자 이들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민투표를 추진했다. 스페인의 분리를 부정하는 스페인 헌법에 정면으로 대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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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집회 참가자가 9월 21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집회에서 카탈루냐 기를 들고 있다

무엇이 투표의 대상이었나?

카탈루냐 의회는 9월 6일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투표용지에는 단 하나의 문항만 들어있었다.

"카탈루냐가 공화국의 형태로 독립국가가 되기를 원합니까?"

답변에는 예와 아니오의 두 항목만 있었다.

논란이 된 이 국민투표 법안은 투표 결과는 법적 구속력을 지니며 카탈루냐 선거위원회가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 이틀 내로 의회는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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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카탈루냐 카를라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즉시 국민투표 법안에 서명했다

카탈루냐 카를라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어떠한 법원이나 정치체"도 자신의 정부에게서 권력을 빼앗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

아주 좋지 않았다. 마리아노 라호이 수상은 국민투표를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조용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합니다. 국민투표는 없습니다. 그런 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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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라호이 수상은 국민투표를 용인하길 꾸준히 거부했다

라호이 수상의 요청에 따라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카탈루냐에 통과시킨 법안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스페인 정부는 또한 카탈루냐의 재정과 정책의 권한까지 박탈하고자 했다.

국민투표를 추진한 카탈루냐 공무원들은 체포됐고 천만 장 가량의 투표용지는 압수당했다. 국민투표를 알리는 웹사이트들은 폐쇄됐다.

카탈루냐의 경찰은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걸 막기 위해 스페인 보안청(Guardia Civil)의 지휘를 받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스페인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사실상 중지시켰으며 사실상의 비상사태를 발령했다." 카를라스 푸지데몬 주지사는 이렇게 항의했다.

선거 당일 어떤 일이 있었나?

몇몇 지역에서는 이런 저런 방식으로 국민투표가 이뤄졌다. 그러나 경찰이 투표를 막기 위해 무력을 동원하면서 400명 이상의 국민이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치안을 유지하고 투표를 막기 위해 카탈루냐 외부로부터 4천 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스페인 잔류를 희망하는 정당들은 2015년 카탈루냐 지방선거에서 40% 가량을 득표했는데 이들은 국민투표를 거부했다. 때문에 독립을 반대하는 표는 소수일 것이며 대표성도 미미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높을 경우 중앙정부로서도 카탈루냐 분리주의자들을 무시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국민투표법에 따르면 투표 결과가 '예'로 나올 경우 48시간 내에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푸지데몬 주지사는 "일방적인 독립 선언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탈루냐인들은 정말로 독립을 원하나?

독립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카탈루냐의 분리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국경일인 9월 11일에는 바르셀로나에 1백만 명의 인파가 결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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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카탈루냐의 국경일인 9월 11일 열린 집회에서 커다란 투표함이 그려진 현수막과 카탈루냐 분리주의자 깃발이 등장했다

지난 7월 카탈루냐 정부의 요청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41%는 분리독립을 지지했으며 49%는 반대했다.

2014년 11월의 투표에서 220만 명이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분리주의 정당들의 연합인 '찬성을 위해 함께(Junts pel Si)'는 급진 좌파 정당인 CUP의 지지와 함께 2015년 선거에서 48%를 득표했다.

독립을 지지하는 여론이 줄어든 감이 있지만 국민투표를 중단시키려는 스페인 당국의 강경 노선이 다시 독립 지지 여론을 부추겼을 수도 있다.

카탈루냐의 독립 요구는 정당성이 있나?

카탈루냐는 꾸준히 독립을 요구해왔다. 지역 고유의 언어를 갖고 있으며 1천 년 이상의 기록된 역사를 갖고 있는 데다가 스위스와 맞먹을 정도의 인구(750만)를 보유하고 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15세기부터 스페인에 편입됐으며 독립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카탈루냐를 "보다 스페인적으로" 만드려는 억압적인 조치를 주기적으로 받았다고 주장한다.

스페인에 대한 카탈루냐의 불만

바르셀로나는 유럽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도시다. 1992년 하계 올림픽과 무역 박람회, 축구와 관광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2008년의 스페인 경제 위기로 바르셀로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곳의 실업률은 19%이다. (스페인 전체적으로는 21%)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 부유한 지역에 속한다. 스페인 국민의 16%가 이 지역에 살며 GDP의 19% 가량이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에서 빼앗아 가는 게 많다는 불만이 카탈루냐에 산재해 있다.

스페인은 정말로 카탈루냐를 착취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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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스페인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에 주는 것보단 가져가는 게 많아 보이기는 한다. 물론 예산 운용이란 복잡하기 때문에 카탈루냐가 정확히 얼만큼을 조세에 기여하는지, 학교나 병원 등의 투자로 얼마나 받아가는지를 정확히 알기란 어렵다.

2014년의 통계에 따르면 카탈루냐는 정부 예산으로 받은 것보다 98억9천만 유로(한화 약 13조 원)를 세금으로 더 냈다. 이는 카탈루냐 GDP의 5%에 달한다.

한편 카탈루냐에 대한 국가의 투자는 급락했다. 2015년의 정부예산안은 카탈루냐에 9.5%를 할당했다. 2003년에는 16% 가까이를 할당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페인처럼 지역간의 격차가 큰 국가에서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타협의 여지는 있나?

스페인의 정부 각료들은 카탈루냐인들이 집회를 갖는 것을 기꺼워한다고 말하며 중앙정부는 개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스페인의 루이스 데 귄도스 경제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보다 많은 돈과 보다 폭넓은 재정적 자율권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개월 간 독립을 향한 길을 닦는 데 몰두한 카를라스 푸지데몬과 카탈루냐의 지도부에게 이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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