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노벨상은 수평선 너머 먼 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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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은 BBC 코리아와 전화 인터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 매년 이맘 때면 그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는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혔다. 노벨문학상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그는 BBC 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벨상에 대한 질문을 삼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평선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한국에선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수상에 대해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스스로 단 한 번도 노벨상을 언급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나는 축복 받은 시인"

고은 시인은 1958년 시 '폐결핵'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특히 지난 1986~2010년까지 30권 분량으로 발간된 그의 연작시 '만인보'는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만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란 이름처럼 만인보는 총 4001편에 걸쳐 한국 민족의 다양한 삶을 묘사하고 있다.

그의 시는 현재 50여 국가에서 총 33개 언어로 번역돼 출판됐다. 그는 자신을 '축복받은 시인'라며 아이슬란드어, 쿠르드어 등 다양한 민족의 언어로 자신의 시가 읽히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했다.

올해 84세, 내년이면 등단 60주년이 되지만 그는 여전히 시를 쓰고 있다.

그는 "하루하루 시를 쓰는 작자로 살고 있고, 또 책을 읽는 독자로 살고 있다"며 최근 완성한 서사시가 곧 출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겨레말 사전'

그는 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한반도 통일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해 왔다. 한국의 문학가를 대표해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특히 지난 2000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수행단으로 참가했을 땐 북한과 한국의 대표단이 참석한 만찬장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시를 지어 낭독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부터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같은 언어지만 북한과 남한의 다른 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서로 언어가 많이 달라져 있다"고 했다.

한민족의 문화유산으로서 언어를 보존하고, 후손에게 바르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사전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사전을 공동제작하기 위해 북한 측 대표단과는 지속적으로 서신을 교환해 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북한과의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대안으로 먼저 한국에서 겨레말의 웹 사전을 출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웹 사전이 90% 정도 완성됐다"며 북한과의 협의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북쪽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싶다"며 늦어도 2019년 전에는 완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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