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보양식 아교... "당나귀들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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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당나귀 아교로 만든 인스턴트 푸딩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제품이다.

중국에서는 2000여 년 전부터 당나귀 가죽을 고아서 만든 '아교'를 약재로 사용해왔다. 또 최근에는 당나귀 아교로 만든 건강식도 인기다.

하지만 중국인의 당나귀 도살로 전 세계 당나귀가 수난을 겪고 있다.

당나귀 고기 역시 중국에서 인기 메뉴다. 하지만 중국 내 당나귀 개체 수가 급감했고 또 당나귀는 번식이 느리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당나귀를 구하기 위해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렸다.

아프리카가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지역에서 당나귀는 사람들의 생계에 큰 역할을 한다. 수송 수단이기도 하고 농사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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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짐바브웨에서는 이번 달에 '최신식'의 당나귀 도살장이 생긴다. 15만달러 (약 1억 710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당나귀 값은 배로 뛰어서 당나귀 도둑들만 큰 이익을 얻고 정작 당나귀가 생계에 필요한 가정에선 당나귀를 살 수가 없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당나귀가 사라졌어요."

케냐에서 물 배달일을 하는 안토니 마웁 와냐마 (29)는 4년간 함께 지낸 그의 당나귀 카를로스 덕분에 잘 생활해왔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땅도 사고, 집도 사고, (아이들) 학비도 내고 가정을 꾸렸다"라고 했다.

이미지 캡션 안토니 마웁 와냐마와 그의 당나귀 카를로스. 카를로스는 어느 날 가죽이 벗겨져 죽은 채로 발견됬다.

나이로비 인근의 온가타 론가이 지역에 사는 그와 그의 당나귀는 서로에게 좋은 친구였고 삶의 일부였다.

와냐마는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카를로스가 없었다"며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찾았지만, 가죽이 벚겨진 채로 죽어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제 물배달을 할 때 수레를 나르기 위해 당나귀를 대여해서 쓴다. 장사가 잘 될 때 하루에 3~4달러를 버는데 당나귀 대여비로 반을 쓴다.

이미지 캡션 와냐마가 대여한 당나귀에게 마구를 채우고 있다.
이미지 캡션 그의 수레에는 아직도 '카를로스'라는 이름이 써있다.

그는 "이제 돈이 충분치 않다. 월세도 못 냈고 학비도 밀렸다. 집에서 나만 믿고 있는 가족은 어쩌나"라고 말한다.

새로운 당나귀를 사는 것은 그림이 떡이다.

당나귀들의 최대 위기

케냐에서의 당나귀 가격과 수요의 증가는 당나귀 도살장 세 곳이 개장하면서 더 심해졌다.

각 도살장은 하루에 150마리를 도살할 수 있으며, 수출을 위해 포장하고 냉동하고 또 염장까지 하는 시설을 갖추었다.

나이바샤의 '스타 브릴리언트 동키 수출 도살장'에서는 막 도착한 당나귀들을 쇠로 된 저울에 잰다. 살아있을 때의 무게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당나귀들을 도살장에 밀어넣고 있다.
이미지 캡션 직원들이 당나귀들을 도살장에 밀어넣고 있다.

총으로 머리를 쏴 죽인 뒤 고기와 가죽을 가공한다.

이곳의 책임자인 존 카리우키는 사업허가증을 받기 위해 처음에 케냐에 갔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전에는 당나귀 시장이 전혀 없었다"며 "사람들은 소나 염소를 팔아 아이들 학비를 냈다"고 했다.

"이제는 주로 소보다는 당나귀를 판다. 중국에서 수요가 있어 좋다. 이전에는 당나귀로 얻을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이젠 당나귀로 이득을 볼 수 있다."

중국 회사들은 도살장의 업무를 모니터해 포장 등의 준비가 철저히 이루어졌는지 확인한다.

가죽을 오랜 시간 끓이면 젤라틴이 주성분인 아교를 만들 수 있는데, 아교는 중국인들이 수천 년 전부터 애용한 약재이고 또 최근 들어 건강식으로 인기다.

당나귀 가죽 속에 있는 젤라틴을 농축해 만든 아교. 즙이나 장 등 다양한 제품으로 팔린다
이미지 캡션 당나귀 가죽 속에 있는 젤라틴을 농축해 만든 아교. 즙이나 장 등 다양한 제품으로 팔린다.

하지만 당나귀 도살 과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영국 자선단체와 남아프리카 탐사 보도기관인 옥스페커의 기자들에 따르면, 도살을 기다리는 당나귀들은 끔찍한 환경에서 학대를 받는다고 한다.

'더 동키 생추어리'의 마이크 베이커는 '당나귀들의 최대 위기'라고 묘사했다. '더 동키 생추어리'는 제대로 규제할 수 있기 전까지는 당나귀 거래를 아예 중단하자는 국제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수백만 마리가 도살되고 있으며 여태껏 보지 못한 참담한 광경이었다"며 "가죽을 벗기기 쉽게 하려고 굶겨 죽이고 때려죽이기도 일쑤다"라고 덧붙였다.

보츠와나의 고기와 가죽이 제거된 당나귀 시체 더미
이미지 캡션 보츠와나의 고기와 가죽이 제거된 당나귀 시체 더미

베이커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간다, 탄자니아, 보츠와나, 니제르, 부르키나 파소, 말리, 세네갈은 중국으로의 당나귀 수출을 금지했다.

베이커는 "많은 정부가 당나귀 거래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당나귀 거래는) 사람들의 생계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엄청난 동물 학대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가나에 늘어뜨려 진 당나귀 가죽들
이미지 캡션 가나에 늘어뜨려 진 당나귀 가죽들

전문가들은 당나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엄청난 규모로 도살되고 있을 뿐 아니라 브라질이나 페루 같은 곳에서도 도살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안토니 와냐마와 그의 가족의 고통 역시 계속된다. 당나귀 대여비와 학비를 계속 못 내고 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그들의 유일한 자산인 당나귀를 팔아야 했거나 와냐마의 경우처럼 도난당했지만 새 당나귀를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당나귀 거래의 불편한 진실

이미지 캡션 수출을 위해 쌓아놓은 당나귀 가죽
  • 영국의 당나귀 보호단체 '더 동키 생추어리'에 따르면 매해 180만 당나귀 가죽이 거래된다. 이는 수요에 못 미친다. 수요는 1000만에 가깝다고 한다.
  •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당나귀 개체 수는 1990년 1100만에서 급격히 줄어 현재 300만 정도라고 한다.
  • 당나귀 가죽을 오랜 시간 푹 삶아 만드는 젤라틴 덩어리인 아교는 많게는 1kg당 338달러 (약 44만 4800원)에 팔린다.
  • 우간다, 탄자니아, 보츠와나, 니제르, 부르키나 파소, 말리, 세네갈은 중국으로의 당나귀 수출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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