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문학상' 맨부커상: 왜 올해는 조지 손더스인가?

George Saunders and Lincoln in the Bardo book jacket Image copyright Bloomsbury

소설 '링컨 인 더 바르도(Lincoln in the Bardo)'의 저자 조지 손더스가 올해의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영어로도 번역된 소설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의 작가 한강이 수상하면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이 상은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 소설을 대상으로 그해 '최고의 소설'에 수여되는 상이다.

'링컨 인 더 바르도'는 미국 링컨 대통령이 어린 아들을 잃은 후 무덤에 찾아가 오열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다.

몇몇은 그의 책이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을 의아하게 여긴다. 책의 제목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처음 몇 페이지만을 읽어서는 무슨 내용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58세인 이 미국 출신 작가가 왜 올해의 맨부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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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조지 손더스

실험적인 작품

"한 가지 약속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이 전혀 읽어본 적 없는 유형의 책 일 거에요. 완벽하게 독보적이에요."

BBC의 문화 담당 기자인 레베카 존스는 이 소설이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 중 가장 실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 예로 작품은 한 명이 아닌 116명의 영혼의 목소리로 전개된다. 그는 작품이 마치 '언어의 콜라주' 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존스는 이러한 형식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꾸준히 읽다 보면 이야기가 가진 감동과 재미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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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조지 손더스

너무 무겁지 않다

'링컨 인 더 바르도'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링컨의 사적인 면모를 파고든다.

그중에서도 11살의 나이로 죽은 그의 아들을 다루기 때문에 소설이 지나치게 서정적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존스는 손더스가 이를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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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위트있고, 획기적이며, 깊이 감동적인 서사"

"독보적이며 깊이 감동적이다"

맨부커상의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깊이 감동적"이라고 설명한다. 심사위원장인 롤라 영은 무덤을 두고 166명의 영혼이 대화하는 형식이 "재치 있고, 획기적이며, 깊이 감동적인 서사"라고 평가했다.

영은 작품이 그 획기적인 형식 때문에 더 눈에 띄었다고 말하며 "남다른 전개 방식을 통해 아직 완전히 죽지 못한 영혼들의 이야기에 역설적으로 숨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손더스는 책을 쓰던 도중 "나 외에 다른 사람도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며 질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아내 폴라가 책을 읽고 격려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을 보고 힘을 내서 집필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후보들은?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수상작을 결정하기까지 무려 5시간이 걸렸다. 영은 이에 대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일은 "힘 빠지는 일"이라며 "눈물도 조금 보였는데 그건 화나거나 슬퍼서가 아니라 결정을 내렸다는 안도감이 커서였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을 이토록 고뇌에 빠지게 한 다른 후보들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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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폴 오스터

폴 오스터, 4 3 2 1

젊은 남자가 1950년대와 60년대를 미국 뉴저지에서 보내며 네 개의 '평행 인생'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두고 "사람과 사람다움에 대한 야망 있고, 복잡하며, 치명적인 서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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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프리들런드, '늑대들의 역사(History of Wolves)'

14살 여자아이 린다가 미국 중부의 한 마을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사귀는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두고 "감미로운 산문체로 쓰여 독자를 불안케 할 만큼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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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신 하미드, '엑시트 웨스트(Exit West)'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사랑에 빠져 자신들의 조국을 떠나려는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두고 "관계가 피어나고 지는 과정을 미묘하고 꽉 차게 표현한 글" 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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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모즐리, '엘멧(Elmet)'

홀로 떨어져 있는 고립된 숲속, 아버지가 지어준 집에 살던 추억을 회상하는 아들의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두고 "폭력과 사랑 이야기를 탁월하게 섞어냈다. 시대를 초월했으면서도 현시대에 걸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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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스미스, 가을(Autumn)

죽어가는 101살의 남자가 그의 유일하고도 가장 친한 친구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두고 "잃어버린 시간, 낭비된 아름다움, 그리고 끊어져 버린 관계들에 대한 슬픈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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