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군이 쿠르드의 키르쿠크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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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군이 키르쿠크에 진입했다

이라크 정부군이 쿠르드 자치정부가 관리하는 북쪽의 도시 키르쿠크와 그 안의 주요 거점 시설을 장악하자 미국은 자제를 촉구했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이라크와 쿠르드 양측에게 "추가적인 충돌을 피해달라"고 촉구했다.

쿠르디스탄 지역이 이라크로부터의 독립을 국민투표에 부치면서 논란을 빚자 3주 후 이라크군은 키르쿠크에 진입했다.

이라크군은 이슬람국가(IS)가 일대를 휩쓴 이후 쿠르드의 통제를 받고 있는 지역들을 탈환하고자 한다.

키르쿠크를 비롯한 쿠르드족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9월 25일에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이라크로부터의 독립에 몰표를 던졌다.

키르쿠크는 이라크령 쿠르디스탄 지역 바깥에 있지만 이곳에 사는 쿠르드족 주민은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라크의 하이더 알아바디 총리는 쿠르드 국민투표가 비헌법적이라고 비난했으나 쿠르드자치정부(KRG)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쿠르드 위기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노어트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키르쿠크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한 보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든 분쟁지역에서 이라크의 헌법에 합치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평화로운 합동 행정을 지지합니다."

노어트는 미국이 "대화를 장려"하기 위해 양측의 관계자 모두와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라크에서 IS를 격퇴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느 쪽을 편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양쪽이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존 맥케인 상원 국방위원장은 만일 이라크 정부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쿠르드군에 대항한 작전에 쓸 경우 "심각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IS와 싸우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라고 이라크 정부에 장비와 훈련을 제공했습니다. 자국의 지역정부를 공격하라고 제공한 게 아닙니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측의 입장은?

아바디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에서 키르쿠크 작전은 쿠르드 국민투표로 인해 "분열될 위기에 빠진 국가의 단일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든 시민들에게 우리의 영웅적인 군대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우리 군은 우선 민간인을 보호하고,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며, 국가 시설과 조직을 보호하라는 우리의 엄격한 지시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아바디 총리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라크군은 16일(현지시간) 군 부대가 K1 군 기지와 바바거거 유전, 그리고 국영 석유회사의 사무실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Map showing Iraqi Kurdistan and areas controlled by Kurdish forces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의 페쉬메르가(이라크 쿠르드 자치구의 무장조직을 이르는 말)가 "싸우지 않고"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부 지방에서는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BBC의 카메라맨이 검문소 근처에서 촬영 중에 총성을 들을 수 있었다.

오후가 되자 수천명의 주민들이 군사충돌을 우려해 도시를 떠났고 이라크의 군 차량들이 키르쿠크 중심부로 진입했다.

이라크군은 이라크 국기와 함께 걸려있던 쿠르드기를 끌어내렸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아바디 총리는 모든 분쟁지역에 이라크 국기를 걸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라크군이 키르쿠크 시내에 신속히 진입하자 두 개의 주요 무장정당들이 서로를 두고 "배반"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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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쿠크의 검문소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여당인 쿠르디스탄 민주당(KDP)의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구 대통령이 이끄는 페쉬메르가 총사령부는 쿠르디스탄 애국동맹(PUK) 관계자들을 "쿠르디스탄 사람들에 대한 음모"에 협조했다며 비난했다.

PUK는 군에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며 수십명의 대원이 죽거나 부상당했다고 말했다. 반면 "KDP 페쉬메르가는 지금껏 키르쿠크에서 싸우면서 단 한 명도 순교한 적이 없다"고 PUK는 덧붙였다.

한편, 이라크에서 쿠르드가 독립할 경우 자국 내의 쿠르드 소수민족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터키는 이라크 정부를 칭송하며 터키가 "이라크 영토에서 PKK(쿠르디스탄 노동자당)의 존재를 끝내기 위해 이라크 정부와 어떠한 형태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은 1980년대부터 터키에서 쿠르드족의 자치권을 위해 투쟁해온 반군 조직이다. 터키는 물론이고 유럽연합과 미국 또한 PKK를 테러 단체로 간주하고 있다.

왜 키르쿠크가 위기의 한복판에 놓였나?

키르쿠크는 쿠르드족과 이라크 중앙정부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석유가 풍부한 지역이다. 전반적으로 쿠르드족이 더 많은 인구를 갖고 있으나 수도에는 아랍인과 투르크멘인 인구가 많다.

이라크 키르쿠크 석유 시설 근처의 이라크군 (2017년 10월 16일)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이라크군은 페쉬메르가가 철수한 후 석유 시설을 장악했다고 했다

페쉬메르가는 IS가 이라크 북부를 휩쓸어 이라크군이 무너지자 2014년 키르쿠크 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했었다.

쿠르드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이라크 의회는 아바디 총리에게 키르쿠크와 다른 분쟁지역에 병력을 투입할 것을 요청했으나 총리는 지난주에 쿠르디스탄 지역이 "합동 행정"에 의해 통치되는 것을 지지하며 무력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이라크 내각은 쿠르드자치정부가 PKK 단원을 비롯한 비(非)페쉬메르가 요원들을 키르쿠크에 투입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르드자치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