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새 총리 재신다 아던은 누구인가?

뉴질랜드 재신다 아던 신임 총리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상당수 뉴질랜드 여성이 출산을 할지 아니면 경력단절을 피하기 위해 계속 일할지 고민한다. 혹시 당신도 이런 고민을 하나, 아니면 이미 결심을 했는가?"

뉴질랜드 노동당 재신다 아던 대표가 제 1야댱의 대표가 된 후 받은 첫 질문이다.

TV 방송 중 진행자로부터 받은 다소 무례한 질문이였지만 오히려 그에게 행운이었다. 그와 진행자 간 벌인 설전은 그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선거 캠페인을 통해 쌓은 이미지를 돋보이게 했다.

뉴질랜드 제일당(New Zealand First)과의 힘든 연정협상 끝에 그는 마침내 뉴질랜드의 신임 총리로 지명됐다.

올해 나이 37세. 1856년 이후 뉴질랜드 최연소 총리가 됐다.

뉴질랜드 밖에선 무명에 가깝지만, 2008년 28세의 나이에 뉴질랜드에 의회에 첫 입성 후 노동당 내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진보성향의 아던은 10대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뉴질랜드 노동당의 전 총리였던 헬렌 클라크 위원 밑에서 경력을 쌓고,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정책보좌관으로도 근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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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뉴질랜드 헬렌 클라크(좌) 전 총리와 재신다 아던(우)

아던은 클라크 위원과 일하며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뉴질랜드 정치 평론가 콜린 제임스는 아던이 "언제든 지도자가 될 자질과 잠재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 본 사람들은 그를 산만한 젊은 여성으로 기억하기도 하지만, 난 그를 정말 똑똑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아던은 모르몬교 가정에서 자랐지만,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교리가 자신과 맞지 않아 종교를 떠났다.

진정성

아던은 지난 7월 31일 노동당의 지도권을 위임받았다. 그는 앤드류 리틀 전 대표가 사임을 발표하기 불과 1시간 전에 통보를 받았다. 리틀은 자신이 노동당을 총선에서 승리로 이끌 수 없다며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아던은 뉴스허브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선거 캠페인은 많은 부분 본능에 따랐고, 진짜 나의 모습을 보여 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의 진정성이 돋보인 장면은 지난 8월 방송에서 '출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순간이다. 평소에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잘 알려진 그는 질문에 대해 곧바로 화를 내진 않았지만,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질문을 던진 진행자에게 "당신이 그런 질문을 하는 건 괜찮다. 난 이 문제에 대해 말하는 걸 망설인 적 없고, 많은 여성이 공감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는 또 출산이 자신만이 문제가 아닌 사회에 진출한 모든 뉴질랜드 여성의 문제란 것을 강조하며, "출산은 여성의 권리며, 이로 인해 직업을 갖는데 어떤 불이익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솔직한 리더십

기존 여성 지도자의 경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지도력을 인정받으려면 강인하고 유능한 모습만으로 부족하다. 대중과 공감하는 덕목도 지도자의 중요한 자질로 꼽는다.

감정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아던은 자신이 과거 불안장애로 겪었던 어려움을 밝혔고, 자살 희생자를 위한 추모식에서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지난 6월 뉴질랜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실수를 할까 늘 불안하다"고 밝히며 "정치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한 순간 넘어지면 그 실수로 평생 기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던은 정당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실망하게 하는 일"이라고말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노동당 대표에 올라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했다. 리틀 전 대표 당시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빌 잉글리쉬 현 총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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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재선을 노린 빌 잉글리쉬 총리는 선거기간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강조했다.

경험부족에 대한 우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자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히 국제관계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뉴스허브와의 인터뷰에서, 가수 테일러 스위프 등 가벼운 질문에는 재치있게 대답했지만, 미얀마 로힝야 난민과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IS)에 대한 뉴질랜드의 입장에 대해선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재선을 노린 잉글뤼쉬 총리는 총선 기간 아던의 이러한 부분을 공격했다.

그는 선거기간 "우리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게 한 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노동당의)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정책을 따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라며 아던을 비판했다.

선거 결과 노동당은 과반 획득에 실패했지만, 32석이던 의석을 46석으로 늘려, 56석을 획득한 국민당에 이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결국 누구도 과반을 획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윈스턴 피터스 제일당 대표가 아던의 노동당을 지지하며, 아던은 뉴질랜드의 30대 신임 여성 총리가 됐다.

올해 72세인 피터슨 대표는 지지 결정에 대해 "자본주의의 본래 가치와 책임을 회복하기 위해선 노동당과의 연정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던은 "뉴질랜드가 다시 한번 세계를 이끌며,모두가 뉴질랜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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