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벨파스트가 뜨는 이유?

벨파스트의 전경 Image copyright Alamy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는 지난 20년간 독립투쟁으로 몸살을 앓던 도시에서 첨단기술 중심도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벨파스트는 일자리가 늘고, 삶의 질이 높아, 외국인과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다.

1980-90년대 벨파스트는 무장투쟁의 격전지로 검문소,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이 거리에 가득했지만 이제 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벨파스트는 30년간 분쟁을 끝내고 1998년에 체결된 성금요일(Good Friday) 평화협정 이후 태어난 청년세대가 많다.

벨파스트의 인구 180만 명 중 대다수가 과거에 집착하기보단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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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972년 폭탄테러 직후 벨파스트의 거리 모습.

비즈니스

벨파스트의 고층빌딩이 그리는 스카이라인은 벨파스트의 경제 규모를 상징한다.

현재 벨파스트에는 미국의 대형보험회사 올스테이트(Allstate), 대형 로펌 베이커 앤드 메켄지(Baker and McKenzie), 비즈니스 서비스업체 PwC 와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 등 여러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 위한 브렉시트 투표를 할 당시만 해도 벨파스트의 경제와 구직시장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던 브라질의 모이파크(MoyPark)와 미국의 씨티은행(CitiBank) 등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오히려 추가 인력을 고용했다.

사실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는 벨파스트에서 가장 많은 4,500여 명을 고용한 캐나다 항공제조업체 봄바디어(Bombardier)와 미국 보잉(Boeing)사 간의 법정소송이다. 봄바디어는 불공정한 정부보조금을 받아 미국 및 세계 무역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보잉사는 봄바디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만약 봄바디어에 불리한 판결이 날 경우, 벨파스트의 제조공장뿐만 아니라 80여 개 협력업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물가

3년 전 스웨덴에서 이주한 페나 팔라마인씨는 벨파스트에 사는 장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를 꼽았다.

그는 "식료비와 거주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지금 방 2개 있는 집 월세가 425파운드인데(약 62만 원), 스웨덴이었다면 방 한칸에 최소 600파운드(약 88만원)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아일랜드 통계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벨파스트의 집값은 평균 12만 8650파운드(약 1억9천만원)로 이는 영국 런던의 48만 9000파운드(7억2천만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벨파스트의 평균임금은 연 2만 6000파운드(약 3천8백만원) 수준이며, 이는 영국 전체 평균임금보다 낮다.

그렇지만 벨파스트 거주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물가 혜택을 누린다. 다만 북아일랜드는 에너지를 전부 수입해 쓰기 때문에 전기, 가스 요금 비용이 다소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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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선플라워 바에는 출입자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철문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벨파스트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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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타이타닉 호를 기념해 세운 타이타닉 박물관의 모습.

침몰한 타이타닉 호를 기념해 세운 타이타닉 벨파스트(Titanic Belfast) 박물관은 바로 항구옆에 위치해 있다. 이곳 타이타닉 쿼터(Titanic Quarter) 지역 아파트에는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며, 창고를 개조해 만든 바와 레스트랑이 늘어선 카시드럴 쿼터(Cathedral Quarter) 지역도 방문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벨파스트의 고유한 스타우트(stout)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선플라워 바(Sunflower Bar)를 추천한다.

선플라워 바의 입구에는 테러가 잦았던 시절 출입자 검문하기 위해 만든 철문이 남아 있다. 철문은 이제 녹색 페인트와 꽃 장식으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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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벨파스트의 퀸즈대학(Queen's University)을 찾는 아시아 출신 유학생 수가 늘고 있다.

유니버시티 쿼터(University Quarter) 지역도 많은 방문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이 지역에 위치한 퀸즈대학(Queen's University)에는 많은 해외 유학생, 특히 아시아 지역 출신 학생 수가 급증했다.

삶의 만족도

11년 전 일본에서 이주한 시즈코 루크 씨는 벨파스트에 처음왔을 때만해도 외국인이 거의 없어 걱정이 됐다고 한다. 평화협정이 이후 다양한 인종의 이민자가 늘었지만, 아직은 영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그 수가 적다.

두 아들의 엄마인 루크 씨는, 벨파스트가 가족과 함께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그는 "북아일랜드는 교육시스템이 잘되어 있고, 좋은 사립 학교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로난 커닝험은 벨파스트에 거주한 지 4년 된 사업가다. 그는 벨파스트에 인공지능, 로보틱스, 증가현실 등 신기술 산업분야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커닝험은 벨파스트에 오기 전 20년간 보잉사에서 근무하였고 미국에서 창업을 한 적도 있다. 그는 현재 벨파스트에서 소프트웨어 창업업체인 브레인웨이브뱅크(BrainWaveBank)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유능한 기술인력,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등을 벨파스트가 가진 장점으로 꼽았다.

"런던이나 더블린이였다면 지금처럼 사업할 수 없을 것이다. 나처럼 신규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저렴한 임금에도 생활 수준은 높은 벨파스트가 최적의 환경이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식당, 바도 많이 늘어 풍부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치숑순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기 위해 19년 전 벨파스트에 왔다가 현재 에너지계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여기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 벨파스트에 온 것은 지금까지 제 인생 최고의 결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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