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와 헤딩: 치매, 뇌손상, 그리고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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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축구는 손과 팔 일부를 제외한 온몸을 사용할 수 있는 스포츠다. 특히나 머리를 사용하는 헤딩이 많이 사용된다.

축구는 위험한 운동일까?

지금껏 축구는 럭비나 미식축구 혹은 권투에 비교해 크게 위험한 편은 아니라고 여겨져 왔다.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뒤틀리는 사고는 잦았지만, 생명과 직접 연관된 부상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험이 지나치게 간과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헤딩이다.

축구는 손과 팔 일부를 제외한 온몸을 사용할 수 있는 스포츠다. 특히나 머리를 사용하는 헤딩이 많이 사용된다.

하나 연구에 의하면 헤딩은 선수의 목뼈 디스크 및 뇌 손상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 심한 경우, 사람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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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엘런 시어러는 잉글랜드 대표팀 전 주장이자 1990년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영국 축구의 전설, 헤딩을 회고하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전설, 앨런 시어러는 지난 10월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헤딩이 장기적으로 은퇴 축구 선수들의 치매와 뇌 손상에 미친 영향을 회고했다.

앨런 시어러는 웨스트브롬 출신 제프 아스틀의 사례를 언급했다. 제프는 은퇴 후 치매에 걸렸고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제프는 은퇴 후 치매에 걸렸고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Image copyright A. Jones
이미지 캡션 제프는 은퇴 후 치매에 걸렸고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부검의는 그의 죽음을 '산업재해'라고 말하며 헤딩을 반복한 것이 그의 죽음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프의 사례를 연구하던 축구 협회는 '기술적인 결함'이 있었다고 발표하며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고, 제프의 가족은 더 포괄적인 연구를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제프의 죽음을 바라본 앨런은 15년이 지난 지금조차 제대로 된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 "충격적"이라고 말한다.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가까지도 않아요.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덮어두기만 했어요. 그게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죠. 합리적인."

웨스트브롬 구장 문에 그려진 제프 Image copyright Michael Regan
이미지 캡션 웨스트브롬 구장 문에 그려진 제프

제프의 딸 던은 그녀가 300명이 넘는 전 축구선수 가족들에게서 치매와 관련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중 일부는 그들이 직접 사후 부검에 응해서라도 헤딩과 치매의 연관성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제프의 죽음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하는 팬들 Image copyright Stu Forster
이미지 캡션 제프의 죽음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하는 팬들

미국에서 몇십 년간 이루어진 미식축구와 뇌 손상 연구의 바탕에도 역시 수많은 부검이 있었다.

보스턴 대학의 연구 결과 전체 전 미식축구 선수 검사자의 87%인 202명의 뇌에서 만성외상내병 (CTE)의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드레이크 재단 (Drake Foundation)은 2014년 세워져 체육인의 뇌진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Image copyright 재단 홈페이지
이미지 캡션 드레이크 재단 (Drake Foundation)은 2014년 세워져 체육인의 뇌진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연구 재개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지 3주째인 오늘, 한 자선단체가 1만 유로 (한화 14억 6천만 원 가량)를 축구선수의 뇌 손상 연구에 기부하기로 했다.

드레이크 재단 (Drake Foundation)은 2014년 세워져 체육인의 뇌진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예로 드레이크 재단은 이전에 럭비 선수들의 뇌 건강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한 바 있다.

재단은 이번에 치매를 앓고 사망한 전 축구선수들의 뇌를 부검하는 작업을 도왔는데, 부검 결과 6명 중 4명의 뇌에서 뇌 손상의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를 진행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 연구진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 흔적이 은퇴 복서들에게서 보이는 흔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영국 축구 협회 역시 드레이크 재단의 발표 이후 해결책을 내놓았다.

샬럿 코위 축구협회 보건 담당장은 앨런에게 그들이 "적합한 전문가들을 고용해 뇌 손상과 헤딩의 연관 관계를 알아내고, 헤딩이 아닌 다른 신체접촉이 원인이 아닐 가능성 역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드레이크 재단은 축구 협회가 조사를 돕고 싶어 하며, 이를 위해 축구 협회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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