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발 아내와 아들을 북한으로 보내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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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이태원씨는 아내와 4살 된 아들의 강제북송을 막아달라며 중국 정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께서 제 아내와 아들을 북송하지 말고, 제발 살려서 대한민국으로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탈북민 이태원(29) 씨는 지난 13일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탈북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아내와 4살 된 아들의 강제북송을 막아달라며 중국 정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이 씨의 가족을 포함 10명의 탈북자가 중국 선양의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체포된 탈북민 5명이 강제 북송된 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아, 또 다시 10명이 북송 위기.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다각적으로 노력하고"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한 답변은 거절했다.

이태원 씨는 이미 중국 선양의 한국영사관과 서울의 유엔 인권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억류된 위치 및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아내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이날 아내와 아들은 중국에서 나와 제3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제3국으로 이동 전 공안에 체포

이미지 캡션 이태원 씨가 아내와 지난 4일 오후 마지막으로 통화한 기록.

그는 출발 직전 아내로부터 "앞서 출발한 일행이 체포됐고, 안전가옥이 노출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는 안전한 곳에 가면 전화하라고 한 뒤 끊었다.

그는 "1시간을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아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았다"며 "근데 '나 지금 잡혔다, 족쇄 차고 끌려간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이 끊어졌다"라고 한다.

이태원 씨는 아내와 아들이 아직 선양에 남아있을 것을 기대하며, "매일 두 번씩 선양의 총영사관에 전화를 거는데 매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는 그보다 먼저 탈북한 어머니와 동생이 있다. 그는 북한에 있을 당시 탈북을 도왔다는 이유로 교화소에서 6년간 수감생활을 했다고 한다.

교화소에서 나온 직후 탈북을 결심했고, 지난 2015년 5월 아내와 당시 갓 돌을 지난 아들을 두고 먼저 탈북했다.

그는 당시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오기 위험했고, 또 먼저 한국에 정착 돈을 모은 뒤에 가족을 탈북시킬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온게 많이 후회되고, 만날 때까지 죄스럽고 자책하면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데리러 직접 중국에 가지 못한 것도 후회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중국의 현지 사정을 모르는 그로서는 현지 브로커를 고용하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러려면 그가 한국에 남아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이미지 캡션 아들에게 주려고 산 장난감 탱크를 들고 있다.

탈북 루트 및 안전가옥 노출 가능성

2년여의 준비끝에 비로소 지난 10월 아내와 아들이 국경을 건너 무사히 선양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는 곧 가족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평소 가지 않던 백화점에서 아들에게 줄 장난감 탱크도 샀다. 장난감은 그의 침대 옆에 고스란히 놓여있다.

"안전가옥에 있을 때만해도 설마 잡힐 거라고는 상상 못 했어요. 브로커에게 맡기면 제 아내와 아들을 잘 데려다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는 복받친 감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태원 씨는 인터뷰 내내 휴대폰을 놓지 못했다. 휴대폰에는 아내와 아들이 중국의 안전가옥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

지난 3일은 아내의 26번째 생일이었다. 그는 한국에 오면 함께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는 "요즘 전화기만 보고 있다"며 "혹시라도 아내한테 전화가 오지 않을까, 문자와 연락 올 것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가 숨어 지내던 안전가옥이 발각된 사실에 대해선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

이태원 씨는 "아내가 일행 중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일행 중 북한 위장 요원이 있었거나 미행이 붙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분명한 것은 중국 정부가 최근 국경의 검문검색뿐만 아니라 탈북자 및 탈북 브로커 단속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이태원 씨는 비록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억류된 상황이지만, "탈북을 결심하고 있는 분들이 겁을 먹고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탈북자가 나와서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북한 주민을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참고로 지난 2013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중국 내 탈북민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중국정부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당시 중국 정부는 국경을 허가 없이 넘은 북한 주민은 일자리를 찾으러 온 '불법 경제이주민'로 본다고 밝히며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이태원 씨는 지난 7월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 조사를 받고 북송위기에 처한 일가족 5명이 음독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혹시 아내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는 아내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제발 나쁜 마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고 아들을 잘 돌봐서 한국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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