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성결혼: 국민투표서 61% 찬성

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 투표 결과 61%가 찬성했다
이미지 캡션 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 투표 결과 61%가 찬성했다

호주 통계청은 15일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61.1%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국민의 79.5%에 달하는 127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투표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우편으로 진행됐다. 투표지에는 "동성 커플이 결혼할 수 있도록 결혼법이 바뀌어야 하는가?(Should the marriage law be changed to allow same-sex couples to marry?)"라는 질문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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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동성결혼 합법화 국민투표를 앞두고 호주 곳곳에서 찬반 운동이 벌어졌다.

호주 통계청 관리인 데이비드 칼리시에 따르면 참여자 가운데 약 780만명이 동성결혼에 찬성했고, 490만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찬성률이 최대 84%에 달했다. 150개 선거구 가운데 과반수가 동성결혼에 반대한 선거구는 고작 17개였다. 147개 구에서는 70% 이상의 참여율이 집계됐다.

논란 끝에 치러진 국민투표

이번 국민투표는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에 대한 오랜 논란 끝에 치러졌다.

앞서 호주 정부는 두 차례 의무 국민투표를 강행하려 했지만, 의회에서 막혀 무산됐다.

국민 투표에 반대한 의원 중엔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는 해당 법안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사회적 갈등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성결혼에 대한 논의가 의회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에 실시된 자발적 국민투표는 규정상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여론은 여전히 팽팽

합법화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이번 투표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고무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날 지지자들은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광장으로 나와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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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동성결혼 찬성 진영에선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동성결혼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호주 항공사 콴타스의 앨런 조이스 최고경영자는 "놀라운 결과였다"며 "이 위대한 나라에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평등운동가 티어넌 브레이디는 BBC와의 인뷰에서 이번 결과가 호주가 여전히 "페어고(Fair-Go·모든 이를 공평히 대하는 호주 전통)의 땅"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동성결혼을 반대해 온 사회 운동가 라일 셸턴은 "우리는 발언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부모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호주 아이들을 극단적 LGBTIQ(성소수자를 통칭하는 단어)와 교실에서의 성교육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결과 발표에 맞춰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호주 의회에 상정됐다.

다만 이번 국민 투표가 법적 구속력은 없는 만큼, 실제로 합법화까지 이어질지는 의회에 달려있다.

호주 맬컴 턴불 총리는 이번 발표가 나온 뒤 "(호주인들이)공평성과 약속, 사랑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라며 "국민들이 요구한 변화를 의회가 수용하길 기대한다.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법안이 처리되기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동성결혼을 반대해 온 토니 애벗 전 총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회가 교회만이 아닌 모든 이들의 양심의 자유에 따라 해당 법안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썼다.

하지만 합법화까진 장애물이 적지 않다. 여전히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찬성 측은 동성결혼에 대한 토론은 평등성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반대 측은 가족의 정의와 성 정체성에 대한 공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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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동성결혼 반대 측은 입법과정을 면밀히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국민투표 결과에서 높은 비율로 찬성 여론이 나온 상황에서, 앞으로의 토론은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BBC 하이웰 그리피스 특파원은 "찬성 진영은 정부가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데 집중을 해야 하는 한편, 반대 진영은 구체적인 입법 추진 활동을 벌이면서 반대자들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방안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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