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려고 한 것 뿐" 미국 정치권 성추행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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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트위든: "매우 역겨웠다."

미국의 방송인 리언 트위든은 민주당 상원의원인 앨 프랭큰(미네소타)이 자신이 잠자는 사이에 가슴을 더듬었고 코미디 공연 리허설 중에도 강제로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공화당의 상원의원 후보자인 로이 무어가 과거 10대 소녀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일 주일여 만에 나온 거라 미국 정치권에 파장이 예상된다.

트위든에 따르면 사건은 2006년 12월, 프랭큰이 정치계에 입문하기 전 일어났다고 한다. 당시 프랭큰은 미국 TV 코미디 쇼 SNL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트위든과 함께 해외 공연 투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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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민주당 상원의원 앨 프랭큰은 해당 사진이 '웃기려고 한 연출'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큰은 "내가 기억하는 리허설 당시 상황은 다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든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가슴을 더듬는) 사진은 웃기려고 한 거지만 도가 지나쳤다"고 설명했다.

사과가 충분치 않다며 사퇴하라는 비난이 일자 프랭큰은 불과 두 시간 후 다시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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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06년 쿠웨이트에서 공연 프랭큰(좌)과 트위든(우)

트위든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KABC에 따르면, 그녀는 그 사건 후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트위든은 "대본을 보니 그가 저한테 올라타 키스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며 "좀 찝찝했지만 고개를 돌려 피하거나 손으로 입을 막아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더 웃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녀에 따르면 공연 당일 프랭큰이 리허설을 재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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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007년 공연 후 사인회에서 트위든

그녀는 "프랭큰이 내 뒤통수를 잡고 강제로 키스했고 혀를 밀어 넣었다"며 "다 알고 한 행동이다. 내 동의 없이 키스했고 내가 자는 동안 내 가슴을 더듬었고 심지어 남에게 그걸 찍으라고 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블로그에 심경을 밝혔다.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녀는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입술이 젖어있었고 매우 역겨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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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프랭큰 상원의원과 그의 부인(왼쪽에서 두번째) 그리고 아이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곧바로 윤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고, "성추행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또한 윤리위원회 차원의 조사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프랭큰은 조사에 기꺼이 협조하겠다며 "나는 여성을 존중하고 그러지 않는 남성들을 경멸한다. 나의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이 나를 의심하게 됐다는 점이 너무나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사진에 대해서는 "지금 보니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웃기지 않고 부적절했다. 트위든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리허설에 관해서는 "트윈든이 기억하는 것과 다르다"는 지난 주장을 반복했지만 "여성의 목소리와 경험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랭큰은 정계에 입문 후 성추행, 낙태, 임금 격차 등 여성 인권과 남녀차별 사안을 주로 다뤄왔다.

트위든은 10년 동안 하지 않은 얘기를 꺼내게 된 데는 재키 스피어 하원의원이 최근 하원 행정위원회에서 만연한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스피어 하원의원은 "숱한 여성들이 의회에서 겪은 성희롱, 성추행을 털어놓았다"며 "이런 식으로 연루된 이들 중 두 명이 지금도 자리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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