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 발사 사진이 보여주는 것

화성-15형

북한이 30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은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은 아니나 미국의 미사일방어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전날 발사했던 화성-15형 ICBM의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같은날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외형상 탄두의 모습, 1단과 2단 연결부분, 전반적인 크기 등에서 이전에 공개한 화성-14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화성-14형과는 완전히 다르지 않다고 분석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화성-15형에 대해 "전체적으로 화성-14형을 베이스라인으로 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고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또한 "화성-12형의 아류"라고 분석했다.

미사일방어에 '다탄두'로 맞선다

그러나 화성-15형은 과거에 북한이 시험발사한 ICBM과 두드러지는 차이점을 하나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두부가 보다 둥글고 뭉툭한 모습을 갖고 있는 데 주목한다. 장영근 교수는 "다탄두까지 계산해서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다탄두각개목표재돌입체(MIRV)라는 복잡한 이름을 가진 이 탄두의 구조는 탄두부에 하나의 탄두가 아닌 여러 개를 담는다.

탄도미사일은 하나만 발사하더라도 여러 개의 탄두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이를 방어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아직까지 북한이 핵탄두를 다탄두로 만들 수 있을 만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의 화성-15형 발사 성공 보도에서도 다탄두재돌입체에 대한 언급은 없다.

협상 복귀를 위한 포석?

조선중앙통신은 29일 화성-15형의 발사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이루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이 진정한 '핵무력 완성'을 성취하려면 아직까지 기술적 난제들이 남아있다.

현재까지 ICBM의 시험발사를 모두 '고각 발사'로 해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이렇게 하면 최대 사정거리 등은 어느 정도 실증이 가능하나 탄두의 재돌입 성능을 검증하기가 어렵다.

북한이 성급하게 "핵무력 완성"을 발표한 것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북한의 낯을 세워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냥 협상에 복귀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위신에 대한 중요한 손상이 될 수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렇게 분석한다.

"핵능력 완성을 스스로 외치고 '동북아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협상에 복귀할 경우 이는 스스로의 낯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차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런 전략을 따를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나오기 전에 핵·미사일 동결을 선언할 수 있다고 본다.

남은 카드는 추가 핵실험 뿐?

장거리 투발 능력을 이미 어느 정도 보여준 상황에서 북한에게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긴장감을 조성시킬 수 있는 카드는 얼마 없다.

29일의 화성-15형 발사 후 한 북한 관계자는 CNN에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북한은 핵 억지력을 완전히 실증하기 전까지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으며 핵 억지력 실증을 위해서는 지상에서 핵을 폭발시키거나 대규모의 수소탄 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ICBM을 시험하는 것이 있다는 것.

북핵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나중에 선택할 카드는 새로운 핵실험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차두현 연구위원 또한 이러한 시나리오를 우려한다.

"과장된 핵능력 완성 메시지와 함께 북한의 일탈행위 지속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켜 한국 및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 보자는 계산으로, 이 경우 12월 중에도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그리고 7차 핵실험 등의 핵·미사일 능력 시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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