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기 열풍에 규제 방안 논의

캐나다 밴쿠버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기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캐나다 밴쿠버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기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 가상통화 거래를 규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

한국 국회 정무위원회는 4일 오후 공청회를 열고, 가상화폐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에는 정부 및 법조계, 금융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가상통화는 투기적 원천"이라고 발언하면서 "금융당국으로서 가상통화 거래의 폐해를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내년 초 정부 권고안 형태로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지난 9월 비트코인과 또 다른 가상화폐 이더리움 등에 대한 투자금 모집 광고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을 가상화폐라고 부르지만, 해외에서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주 비트코인의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투기 열풍을 일으켰다.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Coindesk)에 따르면 29일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 1만 달러(한화 약 1천만원)선을 넘은 데에 이어 최고가 1만 1000 달러대를 기록했다. 단 하루만에 가격이 9000 달러대로 급락하기도 했지만 다시 오르는 추세다.

이미 한국 시간 4일 오전 11시 기준 1만 1000 달러를 회복했고, 이날 오전 한때 1만 1800달러를 찍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초 1000달러대였던 것에 비해 10배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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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스마트폰 QR코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모습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11월 12일 하루 동안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Bithumb)을 통해 거래된 총거래량은 약 6조 5000억원이라고 보도됐다. 이는 장외거래 주식시장 코스닥의 일일 거래량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투기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관련 사기 피해도 늘고 있다. 인천지검은 4일 암호화폐를 쉽게 벌 수 있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마이닝 맥스' 회사 관계자 14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구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집해 1인당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채굴기'란 일종의 컴퓨터 하드웨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복잡한 연산문제를 풀어야지만 얻을 수 있다.

일반 통화와 달리 발행량이 이미 정해져 있어, 마치 금을 캐는 것과 유사하다고 해서 채굴이라 불린다. 알고리즘을 풀기 위한 고성능 그래픽카드(GPU)는 '채굴기'라고 부른다.

일부 업체는 암호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컴퓨터 수백 대를 동시에 가동하기도 하며,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에 전 세계 70%의 '채굴장'이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도 채굴장 및 암호화폐 거래소가 있다.

문제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채굴기를 이용한 다단계 피해 및 개인정보 해킹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장인에 이어 학생까지 피해를 보고 있어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규제할 경우, 장외거래 및 개인 간 직접거래를 오히려 부추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암호화폐의 규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국가 차원의 통제를 벗어나 앞으로 국제사회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한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는 통신사업자 신고 외에는 별도의 규제가 없다.

4일 공청회에서 법무법인 위민의 한경수 변호사는 "최소한 거래소에 대한 규제라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통화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외국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며 "규제에 앞서 개념부터 먼저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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