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당 2018년 대선 출마 금지

지난 10일 열린 시장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투표인 명단에서 이름을 찾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지난 10일 열린 시장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투표인 명단에서 이름을 찾고 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내년 대통령선거에 주요 야당들의 출마를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열린 시장 선거에 후보를 낸 정당들만이 내년 대통령선거에도 후보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제일당, 국민의지당, 민주행동당 등 베네수엘라의 주요 3개 야당은 선거 시스템이 왜곡돼 있다며 10일의 시장 선거를 보이콧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 시스템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며 "야당은 베네수엘라 정치 지도에서 사라졌다"고 야당의 보이콧을 비판했다.

그는 "오늘 (시장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보이콧을 지지한 정당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고 출마 금지를 공식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3대 야당은 10월 이날 열린 355개 도시의 시장을 선출하기 위한 기초단체장 선거를 보이콧할 것을 발표하며, 이 선거는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를 도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의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생필품 수급난, 그리고 인플레이션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보이콧으로 인해 마두로 대통령의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이 선거에서 압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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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경제 위기가 악화되자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도도 현격히 떨어졌다

마우로 대통령과 '분할 통치'

케이티 왓슨, BBC 라틴 아메리카 특파원

마두로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야당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특히 그는 이번 조치가 제헌의회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 헌법기관이 비민주주의적이라며 이 기관 자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

경제 위기가 악화하자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도도 현격히 떨어졌다. 그는 지지도 회복을 위해 "분할 통치 (divide and conquer)"를 시작했다. 야당을 약화함으로써 야당이 덜 위협적이게 만드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 레오폴도 로페즈 등 주요 야권 인사 몇몇을 구속했고, 엔리케 카프릴레스와 같은 인사의 대권 출마도 불허했다. 이번 조치 역시 그와 비슷한 맥락이다. 야권은 위기에 처했고, 그것이 마두로 대통령이 의도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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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10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등록 후보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제헌의회의 결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8월에 출범한 이 국가 최고 헌법기관의 대부분이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는 인사로 구성돼있어, 야권은 이번 조치는 마두로 대통령의 절대 권력을 연장하기 위함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남아프리카 북쪽에 위치한 베네수엘라에는 3000만여 명이 살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고 석탄과 철광석도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궁핍하게 살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를 지지하는 자들과 그의 정당의 18년 통치를 끝내고자 하는 자들로 나뉘었다. 지지층은 마두로 정권이 많은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의 반민주주의적 조치와 경제 정책 문제 등을 비판한다.

차베스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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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많은 민병대는 아직도 마두로를 열렬히 지지한다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인 휴고 차베즈 전 대통령은 1999년 집권했다. "차베스타스(Chavistas)"로 알려진 차베스 지지자들은 베네수엘라 국민을 가난에 빠뜨린 건 야권이라고 주장한다.

1999년부터 계속된 갈등이 극심해진 것은 차베즈 전 대통령만큼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타스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또 계속되는 유가 하락도 그의 정권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5%를 원유가 차지해 왔고 원유 수입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집을 제공해주는 등의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결정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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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3월 대법원은 의회를 무력화 시도해 반대 여론이 일었다

결정적 사건은 지난 3월 대법원이 의회의 입법권을 박탈하려 한 시도였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지난 3월 30일 "법원이 의회를 경멸하는 한 입법권은 헌법 기구나 법률 수호를 위해 지정된 기구에 의해 대행된다"고 선고했다.

이로 인해 야권이 현재 요구하는 바 중 하나가 이 같은 선고를 한 대법관 퇴임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시작된 반정부 유혈 시위로 이제까지 113명이 죽고 200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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