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대통령: 여학생 10명 성폭행한 아버지와 아들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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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탄자니아 대통령 존 마구풀리는 독립 축하 연설에서 아동 성폭행범을 포함한 죄수들의 사면을 발표했다

미성년자를 납치하고 성폭행한 조두순의 2020년 출소를 앞두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탄자니아에서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한 부자가 특별 사면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아동 성폭행범, 무기징역 선고받았지만 13년 만에 출소

탄자니아의 대중음악가인 나구자 바이킹과 그의 아들 존슨 엔구자는 2003년, 당시 6살에서 8살 사이의 어린이 10명을 탄자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성폭행했다.

그들은 아동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부자는 올해 갑작스레 출소하게 됐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형을 산 지 13년만의 일이었다.

왜 출소하게 됐을까?

탄자니아 대통령 존 마구풀리는 지난 9일 독립 축하 연설에서 이 부자를 포함한 일부 죄수의 사면을 발표했다. 그는 "죄수들이 행실을 바로잡았다"는 것을 사면 이유로 밝혔다.

이에 탄자니아의 한 어린이 인권단체 대표인 케이트 맥알파인은 BBC에 "끔찍하지만 놀랍지 않다"며 "아동 대상 범죄에 대한 대통령의 이해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맥알파인은 이 사건을 지난 6월 있었던 대통령의 발표와 연관 지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당시 임신한 여학생들이 학교로 복학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맥알파인은 이에 대해 "그는 아이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임신한 여학생들은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동 인권운동가인 헬렌 키조 비심바는 BBC에 "범죄자를 용서하는 건 피해 부모와 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줄 것"이라면서 헌법 개정 캠페인을 통해 이 같은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범죄자 조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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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청원은 61만 5천여 명의 서명을 기록했다

지난 5일 마감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반대 및 재심 청원은 무려 61만 5천여 명의 서명을 기록했다. 국민들이 조두순을 비롯한 아동 성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형벌이 충분하지 않다며 아동성범죄 처벌 강화를 요구한 것이다.

조두순은 2008 년 당시 10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신체를 훼손한 가해자다.

법원은 조두순이 범행 당시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12년의 유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조두순의 성범죄 사건은 발생 1년 후 방송을 통해 경위가 밝혀지면서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법의 테두리

맥알파인은 탄자니아의 아동 강간 사건 대부분이 사법권을 거치지 않고 가족 내에서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자니아에서 아동 강간 사건이 법적 문제로 다뤄지는 건 드문 일"이라며 가해자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 건 더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간범이 경찰이나 법원 직원에게 돈을 내고 죄를 무마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성범죄 관련 '주취감형'이 문제로 거론된다. '주취감형'이란 음주로 인해 형이 감경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6일 이와 관련해 "현행법상 주취감형이라는 규정은 없지만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로 인한 감경규정이나 작량감경 규정을 적용해 음주를 이유로 형을 감경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일반적인 감경사항에 관한 규정"이라며 규정을 삭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범죄자 교정 및 교화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수석은 "처벌 못지않게 범죄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교정.교화할 지와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 반응

두 국가의 국민 반응은 사뭇 대조된다.

탄자니아 현지 언론은 퇴소하는 부자를 환영하는 인파가 감옥에서 나오는 그들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조두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옹호하는 목소리에 비교해 현저히 많은 한국과는 다른 상황이다.

조 수석이 청와대의 입장을 밝힌 후에도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성범죄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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