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콘돔 광고를 규제하는 것이 옳을까?

인도의 콘돔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인도의 콘돔 포장지

인도인들은 국가가 나서 황금 시간대의 콘돔 광고를 규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인도 정보방송부는 콘돔 광고를 "아이들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방영하라고 권고했다.

일부 인도인들은 이 같은 결정이 퇴행적이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콘돔 광고가 '저속'하고 부적절하다며 정부에 결정에 동의하는 이들도 있다.

인도에서는 여전히 피임과 섹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된다.

인도 정부는 "외설적이거나 저속하거나 성적인 은유를 담고 있거나 혐오스럽거나 공격적인 주제"는 금지한다는 방송 규정을 인용하며 "모든 방송 채널은 이제부터 아이들에게 유해할 수 있는 특정 연령층을 위한 콘돔 광고를 싣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아동 심리학자 아찰 바흐갓은 BBC에 이 같은 결정이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섹스가 유해하다면 왜 콘돔 광고만 규제하고 다른 섹스 관련 콘텐츠는 규제하지 않는 거죠?"라며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포르노를 언급했다.

아찰은 콘돔이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건강한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버릇 없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에요.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결정이 선택의 자유 없이 너무 가부장적인 맥락에서 내려졌다는 겁니다."

SNS상에서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크다:

"인도의 10대 임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6시부터 10시까지 콘돔 광고를 못 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안전한 성관계를 장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시대는 바뀌었고 성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이 TV 생방송에서 남자가 불에 타 죽는 장면도 보는데 콘돔 광고는 어림없다니."

반대로 콘돔 광고의 수준에 의문을 던지며 정부의 의견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내가 이 규제를 찬성하는 이유. 콘돔 광고는 '콘돔을 왜 사용해야 하나'에 답해야지 '어느 콘돔을 사용해야 하나'에 답해서는 안 된다. B급 영화같이 반쯤 나체인 연인이 나오는 건 '콘돔을 왜' 사용해야 하는지 답하지 않는다. 목적 없는 광고는 금지되어야 한다. 나는 정부가 의미 있는 콘돔 광고를 하길 원한다."

"진지하게 말해서, 왜 콘돔이 사용되어야 하는지 말하는 콘돔 광고가 없다. 다 쾌락, 감촉, 맛에 대해서 말한다. 소프트 포르노나 다름없다. 금지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바뀌어야 한다."

콘돔회사들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마수트라' 콘돔 브랜드의 제조사 레이먼드 그룹은 이코노믹타임스에 "모든 콘돔 광고가 유해하지는 않다"며 그들은 업계 규범을 따른다고 전했다.

인디안익스프레스는 인도 광고표준협회가 정보방송부에 "불만 제기 때문에 광고 시간을 조정할 수 없다"라고 답변했음에도 발표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13억 명이 넘는 국민들이 사는 인도에서 불거진 두 번째 콘돔 광고 논란이다.

지난 9월 한 콘돔 회사는 인도 구자라트 서부에서 매년 열리는 나브라트리 힌두교 축제를 앞두고 대중적 상품인 맨포스 브랜드 콘돔 광고를 중단해야 했다.

2008년 인도 마두라스 고등법원은 콘돔 제작자들에게 인도 문화를 '모욕'한다는 이유로 '섹시한' 그림을 콘돔 포장지에 기입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작년 인도 대법원은 법무부 차관보에게 콘돔 포장을 조사하여 사진이 음란물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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