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충칭'을 선택한 이유는?

중국 서부의 중심도시 충칭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중국 서부의 중심도시 충칭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마지막날인 16일 충칭(重慶)을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서부의 중심도시를 방문하는 것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모두 지방 도시 한 곳 이상을 들렀는데 주로 상하이를 들렀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상하이가 아닌 칭다오를 방문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시안을 방문했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충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적 유대

문재인 대통령은 충칭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 광복군 총사령부 유적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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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앞에서 김구와 독립운동가

충칭에는 한국의 항일 유적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상하이에서 출범했지만 일제의 탄압을 피해 항저우, 창사, 광저우 등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는 1940년부터 광복까지 충칭에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활발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쳤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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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독립운동사연구소 김도형 수석연구위원은 "충칭 임시정부의 주요업적은 1940년 9월 17일 임시정부의 군대라고 할 수 있는 광복군을 창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임시정부가 군사 조직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칭 임시정부 청사는 1990년대 초에 충칭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헐릴 위기에 처했지만 한국과 중국의 노력으로 1995년 복원됐다.

한국과 중국이 일제 침략이라는 공동의 근대사를 지닌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유적 방문은 역사적 공감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격려

충칭에는 또 현대차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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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7월 충칭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는 충칭시 장궈칭 시장(사진 중앙 오른쪽)과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사진 중앙 왼쪽)

특히 문 대통령이 오후에 방문할 현대차 제5공장은 8월 말 생산 개시한 비교적 새로운 시설이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공동으로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차는 7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소형 신차를 약 3만여 대 생산하고,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이후 현대, 기아차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 내 판매량이 약 43만대에 그쳐 지난해 대비 약 52%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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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충칭의 야경

충칭 뿐 아니라 중국의 다른 도시에도 위치한 임시정부청사와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은 역대 대통령 국빈 방중 때 단골로 찾는 장소였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에선 도시만 바뀐 셈이다.

단 사드 보복으로 현대, 기아차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방문은 한국 기업을 지원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한 뒤,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회동을 갖는다.

시진핑과 충칭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박병광 동북아연구실장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의 존재도 충칭을 방문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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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충칭의 아파트와 대로

그는 "천민얼은 중국 시진핑 주석 이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진핑의 최측근인 그는 지난 10월 19차 당대회에서 25명의 중앙정치국원에 이름을 올렸다.

박 실장은 또 "충칭은 중국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21세기 실크로드의 거점 도시다"라고 밝혔다.

"충칭은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의 출발점이다. 이런 점에서 충칭 선택은 시 주석을 배려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힌 바 있다.

일대일로는 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 벨트를 말한다. 특히 충칭은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폴란드, 독일로 이어지는 국제철도의 기점으로, 사실상 육·해상 실크로드 중 육상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낙후한 서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 두 국책 사업에 다른 나라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은 참여의 메시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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