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적게 일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

오래 일하는 습관은 우리의 창의성을 제한시킬 뿐만 아니라,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이미지 캡션 오래 일하는 습관은 우리의 창의성을 제한시킬 뿐만 아니라,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은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을 생산성의 극대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잘 쉬고 돌아온 사람이 휴식 없이 오래 일하는 사람보다 업무효율성이 월등히 뛰어난 것은 어느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래 일하기'의 수많은 단점 중 하나일뿐이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오래 일하는 습관은 우리의 창의성을 제한시킬 뿐만 아니라,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멋진 두 시간'의 저자 조쉬 데이비스는 팔굽혀펴기를 예로 든다.

당신이 팔굽혀펴기 10,000개를 할 수 있다고 치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쉬지 않고 한번에 10,000개의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불가능하다. 하나씩 쉬어가며 해나가야 가능하다.

조쉬는 뇌도 팔굽혀펴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뇌도 이런 맥락에서는 근육과 비슷해요."

"꾸준히 일하더라도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없어요. 방법을 잘 선택하면 못 할 것이 거의 없겠죠."

Do or Die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뇌를 쉬게 해주어야 하는 근육이 아닌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컴퓨터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닐 뿐더러,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오히려 일의 효율을 낮춘다고 생각한다.

'자동조종 (Autopilot)'의 저자인 과학자 앤드류 스마트는 말한다.

"집중력과 생산성을 무한대로 늘려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어요. 그런 생각은 우리를 자멸로 이끌 거예요."

"생리학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자신을 밀어 붙이면서 사고의 피로를 쌓아둘 때, 우리 몸은 만성적으로 미세한 스트레스를 받아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우 위험해질 수 있어요."

이미지 캡션 중년에 들어 휴가를 덜 쓴 사람은 더 일찍 죽거나 건강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

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장시간 근무 한 사람은 심장마비와 발작이 함께 오는 관상 동맥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40%나 높았다. 이는 흡연 (50%)과 흡사한 수치다.

또 장시간 근무자는 뇌졸증에 걸릴 위험도 유의하게 높았으며,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7시간에서 8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심각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5배나 높았다.

이로 인해 사망하는경우를 일본에서는 '카로시', 한국에서는 과로사라고 부른다.

26년간 핀란드 헬싱키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중년에 들어 휴가를 덜 쓴 사람은 더 일찍 죽거나 건강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

돈을 벌어야해서 휴가를 미루지 못하는가? 휴가를 미뤄두는 것은 임금인상이나 보너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5,000명이 넘는 미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년에 10일 미만 휴가를 보낸 사람은 10일 이상 휴가를 보낸 사람보다 임금인상이나 보너스를 1/3만큼 덜 받았다.

생산성의 유래

생산성이나 효율에 대한 우리들의 집착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유명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1932년에 이렇게 적었다.

"물론 약간의 여가는 즐겁지만, 우리가 24시간 중 4시간만 일한다면 남은 하루를 채울 방법을 모를 것이다."

"예전이었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 효율성 숭배(cult of efficiency)가 있기 전에는 편안함과 놀이가 끼어들 자리가 있었다."

"현대인은 모든 일이 다른 어떤 것을 위해 행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를 위해서보다 말이다."

이렇듯 지구상에 존재했던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성 높은 사람들도 '적게 일하기'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그들에게는 길고 힘든 노동 시간이 아닌 분명한 노동관이 있었다. 그렇기에 충분한 놀고 휴식을 취하면서도 생산성 있는 삶을 보낼 수 있던 것이다.

예술가이자 작가였던 헨리 밀러는 '11가지 글쓰기 계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을 끝내기 전까지는 그 한 가지 일만 해라"

"정해진 시간에 멈추고!...인간이 되어라! 사람 구경도 하고, 산책도 나가고, 술도 마시고 싶으면 마셔라."

부지런함의 상징인 미국의 국부 벤자민 프랭클린도 상당한 시간을 게으르게 보냈다. 그는 매일 2시간의 점심 휴식을 보냈고, 저녁 시간은 비워두었으며, 밤에는 숙면을 취했다. 그는 전문 인쇄인 (Printer)이었지만 인쇄보다 취미와 사회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조쉬는 "사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대부분의 일들은 그가 본업을 벗어나 관심을 가지고 한 일들이죠. 예를 들어 피뢰침이나 프랭클린 난로 등을 발명한 것처럼 말이에요."

이미지 캡션 국가의 생산성과 노동 시간 역시 확실한 상관관계가 없다

국가의 생산성과 노동 시간 역시 확실한 상관관계가 없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38.6시간 일하는 미국의 노동자는 노르웨이 노동자보다 평균 4.6시간 더 일한다. 하지만 국내 총 생산량 (GDP)에 노동자가 기여하는 비율은 노르웨이가 78.7 달러/시간으로 미국의 69.6 달러/시간 보다 높다.

그러니 오래 일했다면 조금 쉬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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