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 결의안 표결' 앞두고 유엔국 협박

US President Donald Trump, flanked by Secretary of State Rex Tillerson and Defence Secretary James Mattis, at the White House, December 20, 2017 Image copyright EPA
이미지 캡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 표결을 하는 유엔 회원국들에 대한 재정지원을 삭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수억, 수십억 달러를 우리한테 가져가면서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진다고 한다"라며 "반대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신경 안 쓴다"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는 21일 긴급회의를 열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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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미 14개국 상임ㆍ비상임 이사국이 결의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의안에 '미국'이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나라들이 미국에 반대하는 표를 행사하는지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스 분석

나다 타우픽, BBC 뉴스뉴욕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대사는 외교가 아닌 '미국의 힘'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투표 결과를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그곳으로 옮기는 것은 주권의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부분 유엔 회원국의 시각은 다르다.

한편 대다수 미국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말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외교계 인사는 트럼프 정권이 예루살렘 문제에서 강경한 건 사실이나 이집트 같은 나라에 대한 재정지원을 끊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이집트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초안을 마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에 부쳤다.

확실한 것은 21일 미국은 유엔 총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는 거다. 이 표결은 다른 회원국이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해 미국과 입장을 달리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예루살렘 지위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의 핵심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 이후 예루살렘 동부를 점령하고, 예루살렘 전체를 수도로 선언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도 예루살렘 동부를 미래 수도로 지정했고, 팔레스타인 측은 최종 지위는 추후 평화공존 구상 절차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통치권을 아직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각국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지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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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이스탄불에서 시위하고 있다

이번 유엔 총회는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개최된다.

18일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 철회를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이 미국의 거부권으로 부결되자 팔레스타인이 유엔 총회를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표결에서는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헤일리 대사는 이를 "모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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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터키와 예멘이 21일 표결에 부쳐질 결의안을 안보리 결의안을 토대로 작성했다.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옵서버 리야드 만수르는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채택될 것"으로 본다.

지난 화요일에는 헤일리 대사까지 압박에 가세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주재 각국 대사에게 별도 서한을 보내 "대통령과 미국은 이 표결을 유심히 지켜볼 것임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표결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며, 어떤 나라들이 미국에 반대표를 행사하는지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표 하나하나를 눈여겨 볼 것이다"라고 했다.

또 트위터에서도 "미국은 이름을 적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팔레스타인의 리야드 알말리키 외무장관과 터키의 메블루트 카부소글루 외무장관은 이를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카부소글루 외무장관은 "홀로 된 미국이 이젠 협박을 한다"며 "정직하고 위엄 있는 나라라면 이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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