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반대 결의안 채택

유엔총회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도 결의안에 찬성했다

유엔(UN) 총회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현지 시각 21일 유엔 회원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된 이번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지위를 바꾸겠다고 주장한 행동과 결정이 법적효력이 없으며 무효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한국을 포함 128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으며, 미국 등 9개 국가는 반대, 35개 회원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과반수가 넘는 회원국이 미국의 입장을 반대하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하는 국가에 대한 재정지원을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투표결과

  • 결의안에 반대한 유엔 회원국은 미국, 이스라엘, 과테말라, 온두라스, 마셜제도,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팔라우, 토고 등이다
  • 캐나다, 멕시코 등은 기권했다
  • 결의안에 찬성한 회원국 중에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이 포함됐으며, 중동지역 내 미국 우방국들도 다수 포함됐다.
  • 21개 회원국은 투표에 불참했다.

관련기사

예루살렘의 지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1967년 중동전쟁 중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수도로 선포했다. 그러나 당시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치권을 인정하지 않았고, 현재 대부분 국가는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예루살렘이며,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이전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예루살렘 결의안' 내용

이번 결의안을 위해 아랍 무슬림 국가들은 21일 유엔 긴급총회를 소집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의안은 터키와 예멘의 주도로 작성됐으며,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한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예루살렘의 특징, 지위, 인구구성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어떤 행동과 결정이 법적 효력이 없으며, 유엔안보리 관계규정에 의해 그 효력을 잃는다"고 명시했다.

한편 이날 표결에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의 입장을 반대하는 회원국에 "미 정부는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대사관 이전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수억, 심지어 수십억 달러를 받으면서 반대표를 던지려고 한다"며 "상관없다.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다"고 반대 회원국에 대해 경제원조를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age copyright EPA
이미지 캡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

트럼프는 과연 보복할 것인가?

BBC 중동 전문가, 세바스티안 어셔

유엔 결의안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다. 미국도 대다수 회원국이 이번 결의안을 지지할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예상보다 더 많은 회원국이 기권과 반대표를 던진 것이 트럼프 행정부에게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에 반대한 회원국은 예상대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토고 등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캐나다, 멕시코, 폴란드 등은 기권표를 던졌다.

결의안에 찬성한 회원국 중에는 미국의 동맹국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포함됐다. 비록 미국의 입장을 반대했지만, 유엔의 기존 방침을 존중한 것이라 주장할 수 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다. 미국이 결의안을 지지한 회원국에 대한 경제 원조를 조정할지 관심인 가운데, 또 이번 결정이 미국의 입장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어떤 자극제가 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