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장의 중동 방문이 2주 넘게 논란인 이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월 1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에 관한 의혹이 2주째 계속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심지어 UAE에 의원들을 파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UAE와 레바논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고 청와대는 이 사실을 비서실장의 출국 다음날 공개했다.

이례적인 비서실장 특사 파견

임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은 그 내용과 시점이 모두 이례적이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로 외국을 방문한 것은 2003년이 마지막인 데다가 임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임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에 대해 UAE와 레바논에 파병 중인 한국군 장병을 격려하고 두 나라의 정상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UAE와 레바논 파병부대는 이미 한 달 전에 송영무 국방장관이 방문했기 때문에 청와대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았던 사항들이 UAE를 통해 드러나면서 의혹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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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청와대가 10일 공개한 임종석 비서실장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접견 사진

임 비서실장이 UAE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면담하는 자리에 한국이 수주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의 총책임자도 동석했다고 18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

조선일보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UAE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선언을 두고 현재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자국 내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해 항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접견시 원전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조선일보의 보도를 부인했다.

해명할수록 짙어지는 의혹

그러나 임 비서실장과 함께 UAE 왕세제를 접견한 한국 측 인사 중에 자원외교에 관여한 바 있는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현지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비서실장의 특사 방문에 원전 문제가 얽혀 있다는 의혹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청와대는 국정원 1차장의 동행에 대해 "정보 교류 사업도 포함돼 있어 동행"했다고 해명하면서 전임 박근혜 정부 때 UAE와의 관계가 약화돼 이를 회복하기 위해 비서실장이 직접 특사로 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러한 주장은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UAE를 두 차례 방문했으며 54조 원어치 원전 운영권 등을 따냈다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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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각 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의혹은 심지어 UAE와 카타르 간의 갈등구도가 한국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

UAE는 지난 6월 이란과의 관계를 빌미로 카타르와 국교를 단절하면서 계속 갈등 상태다.

이에 대해 UAE가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카타르산 LNG에 대해 '원전 건설 계약 취소'까지 운운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는 주장이 25일 경향신문을 통해 보도됐다.

청와대는 이 보도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또한 강경화 외교장관은 26일 오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임 비서실장의 방문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는 데다가 청와대가 비공개 원칙을 계속 앞세우고 있어 임 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 미스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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