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68살 어린 하우스메이트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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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get on like a house on fire'

95세인 플로렌스는 젊은 시절 영국 공군으로 복무하며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녀는 현재 은퇴했으며 룸메이트인 27살 알렉산드라와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플로렌스는 '누군가 곁에 있는 것'이 간절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고독을 호소하는 영국 노인 인구 약 9백만 명 중 하나다. 혼자 집에서 생활하던 플로렌스는 어느날 신문에서 우연히 홈셰어링 공고를 발견했다.

동반자가 필요한 고독한 노인과 살 곳이 필요한 젊은이를 연결하는 취지의 프로젝트였다.

"노인은 젊은이와 살며 외롭지 않고 집안일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청년은 주거비용을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윈-윈(Win-Win) 프로젝트"라고 공고는 소개하고 있었다.

2016년, 영국 주택공유 단체 '홈쉐어 UK(Homeshare UK)'는 노인-청년 하우스메이트 연결을 200건 이상 성사시켰다.

플로렌스는 10년 전 처음 주택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후 여러 하우스메이트와 생활한 경험이 있다. 그녀의 가장 최근 하우스메이트는 런던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27세 알렉산드라다.

68세 나이 차이가 있는 둘의 동거는 어떨까?

이미지 캡션 알렉산드라와 플로렌스는 4개월 째 함께 살고 있다

주택공유를 하게 된 계기는?

플로렌스 : 저는 굉장히 외로웠어요. 직장에서 은퇴한 후, 머리를 쓸 일이 없어지고 활동이 없어지면 눈물만 늘죠.

항상 진취적으로 삶을 이끌다가 갑자기 할 게 없어졌죠.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은 결혼해서 독립했어요.

갑자기 무섭더라고요. '집안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어떡하지?' '사고라도 당하면 어떡하지?' 집 주변 가게를 가는 것조차 겁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대화를 나눌 누군가가 옆에 있는 게 중요해요. 하염없이 벽을 보며 '이젠 뭘 하지?' 고민하는 것보다 말이죠.

알렉산드라: 굉장히 현실적인 이유죠. 제가 런던에서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주택공유 덕분입니다.

혼자 살려면 매우 힘들었을 거예요. 또 다른 장점은, 새로운 친구가 생기고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이 생긴 거죠.

집을 떠나 이렇게 큰 도시에서 격리감을 느끼지 않고 지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다른 세대의 룸메이트와 함께 산다는 건?

플로렌스: 저는 수년 간 다양한 룸메이트와 지내봤어요.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해요. (동거는)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아요.

잘 어울릴때도 있고 어울리지 못할 때도 있죠. 알렉산드라와는 굉장히 잘 지내요. 저는 남부출신이고 알렉산드라는 북부출신이기에 신기한 일이랍니다.

알렉산드라: 서로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나이차이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죠.

서로 관심사가 비슷해요. 전 플로렌스의 젊은 시절 얘기를 듣는 걸 좋아하고, 플로렌스는 제 일상을 궁금해하죠.

플로렌스 덕분에 고전 드라마도 요새 보기 시작해서 제 친할머니도 좋아하실 거예요. 예전엔 보지 않았거든요.

Image copyright Family photo
이미지 캡션 2차세계대전 당시 플로렌스(왼쪽)

주변 반응은 어떤지?

알렉산드라: 처음엔 놀라더라고요. 특히 플로렌스의 나이를 듣고나서요.

그러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면 다들 '멋진 아이디어'라고 말해요.

저는 플로렌스를 '주택공유자'가 아닌 '친구'라고 소개해요.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지만 뭐 어때요.

주택공유가 당신에게 미친 영향은?

알렉산드라: 지난 9월 런던에 이사왔을 당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이곳에 가족도 없기에, 집에 돌아왔을 때 제 하루를 궁금해하는 누군가가 있는 건 좋은 일이요.

집에서 떨어져 있지만 집처럼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플로렌스: 저는 전쟁 당시 영국 공군에서 근무했어요. 공군 행사에도 많이 참여했죠.

항상 참석할 행사나 만날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러나 나이가 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게 어려워지죠.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해져요.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가 침입자의 발걸음이 아니라면 말이죠.

저는 항상 오후 6시쯤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해왔어요. 지금도 6시쯤 열쇠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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