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무슬림 송보라와 비정상회담 파키스탄 대표 자히드 후세인이 말하는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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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라와 자히드 후세인이 한국에서 무슬림으로 사는 것에 대해 털어놓았다.

무슬림이 된 지 10년 된 한국인 송보라(Ola)와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인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파키스탄 출연자 자히드 후세인.

이들은 한국에서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자히드
이미지 캡션 2008년 한국에 온 자히드는 올해로 한국 생활 10년차다

개슬람

자히드는 일부 인터넷 댓글에서 드러나는 이슬람에 대한 인식에 놀랐다고 말한다.

"개슬람. 할랄(허용된) 고기 먹고 싶으면 너네 나라 가서 살지, 왜 여기 사냐. 이런 댓글을 많이 봤다."

"'좋아요'를 엄청 많이 받는 댓글 중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지만 모든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이다'도 있었다"

"그분들이 잘 몰라서 그런 거로 생각한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면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이슬람에 대한 거리감 그리고 편견
이미지 캡션 이슬람에 대한 거리감 그리고 편견

이슬람에 대한 거리감 그리고 편견

송보라 씨는 한국 사람들이 이슬람에 대해 느끼는 거리감, 그리고 그 거리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해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에는 무슬림이 흔치 않으니까 일상생활을 통해 무슬림에 대해 배워가기는 힘들고. 매체를 통해 배워야 하는데 뉴스에서는 무슬림 하면 사건 사고가 나온다. 그러니까 부정적이고 이국적인 이미지가 더 강해진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은 이슬람을 '여성을 낮게 보는 종교', '히잡을 써서 억압하는 종교'. 무엇보다 '외국 종교'라고 생각하더라고. 외국인이 이슬람을 믿으면 그렇구나 하는데 한국인이 이슬람을 믿으면 '아, 뭔가 잘못됐다'고 하는 거지."

무슬림 = 테러리스트?

자히드는 현재 문제를 일으키는 IS와 같은 테러리스트가 이슬람이라는 종교로 정의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말한다.

"IS 지역으로 가면 내가 무슬림이니까 살려주겠는가? 아니다. 나도 바로 죽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슬람, 기독교 이런 사람이 아니라 테러리스트야."

"테러리즘은 나라, 문화, 종교가 아니라 돈 벌려고, 먹고 살려고 이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거야."

'테러'의 정의는 범위 설정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 유동적인 정의 탓에 같은 사건도 '테러' 또는 '총격 사건'으로 보도되곤 한다.

중요한 것은 무슬림이라고 해서 테러리스트일 확률이 높고, 무슬림이 아니라고 해서 테러리스트일 확률이 낮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FBI Image copyright FBI
이미지 캡션 FBI

미국 FBI 통계에 의하면 1980년부터 2005년도 사이 94%의 테러 공격은 비이슬람교도에 의해 발생했다.

유럽 형사 경찰 기구 (Europol)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유럽에서 발생한 249건의 테러 사건 중 이슬람교도 (Islamist)에 의한 테러는 단 한 건이었으며, 2010년 유럽에서 발생한 294건의 테러 사건 중 이슬람교도에 의한 테러는 단 세 건이었다.

1970년도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테러 사건들을 무슬림의 소행이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테러와 이슬람을 연관 지어 이야기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일반화다.

전 세계 테러 소식을 정리하는 글로벌 테러리즘 데이터베이스(Global Terrorism Database)에 따르면 1970년도부터 오늘날까지 발생한 테러는 17만 건에 달한다.

그리고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추산하기로 18억 명 정도다. 0.0009%의 무슬림이 저지른 소행을 무슬림의 소행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일까?

한국인의 0.0009%가 한국의 이름을 걸고 테러를 저지르더라도 한국인이 테러리스트라고 불리지는 않을 것이다.

무슬림은 첩을 둔다?

'누군가의 첩이 되고 싶나?' 라는 질문을 들은 송보라 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이미지 캡션 '누군가의 첩이 되고 싶나?' 라는 질문을 들은 송보라 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송보라 씨는 한국에 살며 들었던 충격적인 일화로 '첩이 될 생각이 없냐'는 말을 들은 것을 꼽았다.

"지인이 나한테 '누군가의 첩이 되고 싶냐'라고 물었다…. 그때 엄청 충격받았다.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을 하는구나'라는 것도 그렇지만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도 얘기하는구나. 그게 처음 본 여성에게 던질 말인가?"

일부 한국인들은 축첩제에 익숙하다 보니 이슬람교의 일부다처제 내 둘째 부인을 바로 첩으로 간주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부다처제와 축첩은 다르다. 현재 대부분 이슬람 국가에서 인정하는 일부다처제는 최대 4명까지의 '평등한' 정처이다. 남편이 4명의 아내에게 동등하고 같은 삶의 수단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코란 4장 3절

"전쟁 고아들을 공정히 대해 줄 수 없을 때는 아내를 구하라. 둘, 셋, 넷까지. 그러나 아내들을 공정하게 대해 줄 자신이 없거든 한 아내로서 족하리라."

이슬람교가 일부다처제를 도입한 것은 초기 이슬람 사회에 있었던 잦은 전쟁과 남성의 절대적 부족으로 공동체 유지를 위해 전쟁미망인을 맞아들이라는 코란 구절이 게시되면서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슬람 율법 학자들조차 역시 일부다처제를 현대적 배경에서 비이슬람 적이라 말하는 추세다.

오늘날 대부분의 이슬랍사회는 다처를 세속법으로 금하고 있다. 아랍 왕정국가에서조차 일부다처의 비율은 극히 낮다. 또 일부일처 경향은 교육 정도, 도시화, 서구화, 젊은 세대에 따라 더욱 강해지는 추세에 있다.

물론 일부다처제는 아직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잘못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비판하지 않는다면 송보라 씨와 같이 왜곡된 시선으로 상처받는 무슬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미지 캡션 히잡을 둘러싸고 있는 송보라

히잡 = 여성 억압?

히잡은 이슬람교 신자들이 얼굴 혹은 머리에 둘러싸는 형태로 두르는 천이다.

송보라 씨는 히잡을 종교적 관점으로만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히잡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오, 어떻게 저렇게 머리에 쓰고 다니냐, 종교가 이상하다, 왜 저런 걸 씌우냐' 라고 한다."

"히잡이 이슬람의 전유물이라는 것부터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성경에도 고린도 전서에 보면 '여성은 반드시 머리를 가려야 한다'라는 부분이 있다. 왜 그랬을까? 마리아 역시 머리에 무얼 쓰고 있다. 고온건조형 기후니까 직사광선이 안 닿기만 해도 시원하다. 종교가 없을 때부터 그 지역 사람들은 그런 걸 썼어."

"그럼 이렇게 물어본다. '왜 남자는 안 쓰고 여자만 써요?' 그럼 나는 되묻는다. '남자들은 그럼 왜 치마 안 입어?' 비슷한 거다. 지역적인 문화를 반영을 하는 거다. 당시에 중동에서는 머리에 쓰는 복장을 여성의 복장이라고 생각하던 게 강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반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히잡을 보자마자 '여성 억압하려고 씌우는 거네'라고만 생각하는 건 좀 억울하다"

자히드가 남자도 히잡과 비슷이 얼굴이나 머리를 가린다고 더했다.

"남자들도 하얀색 모자를 쓴다. 남자도 히잡이 있다. 나도 내 마음대로 내 몸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바지를 무릎 위로 올리지 못한다. 남자로서 나도 히잡이 있고 여자들도 히잡이 있는데, 여성의 스카프가 두드러지니까 사람들이 더 그렇게 보는 것 같다."

"수녀님들도 이쁘게 스카프를 쓰고 가시지 않는가? 그런 분들을 볼 때는 억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슬람의 히잡만 억압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무슬림이 된 계기

송보라 씨도 처음에는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했다고 털어놨다.

"9/11도 있고 했으니까, 원래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압도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TV를 틀면 그런 내용만 나왔다."

"근데, 내가 세계사를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이슬람 관련 국가들에 대한 책을 많이 읽다 보니까 조금씩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던 것 같다"

"신앙적인 느낌이 아니라. 아, 이슬람 문화권에도 이런 찬란한 역사가 있었구나. 이런 발명들이 일어나는구나! 라는 걸 알아가면서 좋아진 것이다."

"그 많은 배경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종교를 접하는 거랑 그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종교를 접하는 게 너무 달랐다."

자히드 역시 태어날 때부터 쭉 무슬림으로 자라오기는 했지만,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깊이 이해하지는 못했다. 근데 한국에 와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공부하다 보니까 궁금해져서 이슬람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공부하다 보니까 이슬람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논리라고 느꼈다."

"예를 들면 이슬람에서 술을 먹지 말라고 하지 않는가? 근데 하느님이 아무 이유 없이 술을 먹지 말라고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고민해보니 득보다 실이 많으면 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나에게는 이슬람이 코란에 쓰여 있고 따라야 하는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내 인생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잘 사는 방법인 거다."

이미지 캡션 두 사람은 무슬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나아가는 중

자히드는 여러 편견에도 불구하고 무슬림을 향한 의식이 나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어떤 문화나 어떤 차이점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인정해주려고 노력하고 좋게 바뀌고 있는 것 같아. 몰라서 그렇지, 알고 있으면서 싫어하는 사람 많이 없는 것 같아."

"사실 개슬람 이런 댓글도 전체 댓글 중 5%정도라고 생각해. 그런 사람들도 점차 바뀌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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