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 코미디언의 '흑인 분장'에 인종차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신년 TV쇼에 얼굴을 까맣게 칠한 후 흑인 캐릭터를 연기한 일본 코미디언 하마다 Image copyright Twitter/Locohama
이미지 캡션 신년 TV쇼에 얼굴을 까맣게 칠한 후 흑인 캐릭터를 연기한 일본 코미디언 하마다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흑인 분장을 한 코미디언이 에디 머피를 흉내 낸 것에 대해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신년 TV쇼의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 하마다가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비벌리 힐스 캅' 에피소드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흑인을 풍자하기 위해 얼굴을 까맣게 칠하는 것은 '블랙페이스(blackface)'로 불리는데 일부 한국 연예인들도 이런 행동으로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미국 출신 작가이자 컬럼니스트인 바예 맥닐은 트위터에 "흑인은 개그 소재나 분장 도구가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흑인인 맥닐은 일본에 13년째 살고 있다.

나아가 그는 "흑인을 연기할 사람이 필요하면 일본어를 할줄 아는 흑인을 써라"고 말했다.

"흑인은 개그 소재나 분장 도구가 아니다. 웃기고 싶나? 그럼 작가 교체해라. 흑인 캐릭터가 필요하면 일본어 하는 흑인을 써라"

또 그는 "나는 일본을 사랑하지만 사람들이 '블랙페이스'가 인종차별 행위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면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흑인 선수들을 응원한답시고 블랙페이스를 한 사람들을 보내 '두왑(흑인 음악의 코러스 종류)'를 하게끔 할까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현했다.

하지만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인종차별 역사를 개그맨이나 시청자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 TV쇼를 인종차별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일본 시청자들이 미국과 유럽에서의 민스트럴쇼(minstrel show∙흑인으로 분장하고 흑인 가곡 등을 부르며 흑인을 희화화 한 백인의 쇼)의 역사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주장이었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은 개그맨들은 단지 에디 머피를 최대한 정확히 묘사하려 한 것뿐이고 해당 코너는 동명의 영화 '비벌리 힐스 캅'을 기반으로 한 "오마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마짱(개그맨) 연기의 디테일을 봐라. 옷, 신발을 보면 정말 에디 머피가 되고자 한 거 같다. 에디 머피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느껴진다. 당신은 그게 안 보이나보다. 당신은 민스트럴쇼, 노예, 분노만 보는 것이다."

하지만 맥닐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스트럴쇼가 19세기부터 일본에서도 있었고, 20세기 내내 일본 가수들 사이에 이어졌다고 했다.

"블랙페이스는 조롱과 인종차별이다. 개그맨은 차별을 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다. 하지만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이 용서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2015년에 맥닐은 국영 방송에 블랙페이스를 한 두 밴드의 출연을 금지하는 운동을 벌였고 결국 두 밴드는 출연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일본 친구들은 '블랙페이스'는 인종차별 의도가 아니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그러나 의도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광고에서도 일본인이 금발 가발과 긴 플라스틱 코를 이용한 분장을 해 서양인을 묘사하기도 했다.

일본의 ANA항공사와 도시바의 광고였는데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두 회사는 광고를 내렸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