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술 구매 금지법 고집하는 스리랑카 대통령

대부분의 스리랑카 여성들은 문화에 어긋난다는 인식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대부분의 스리랑카 여성들은 문화에 어긋난다는 인식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여성도 술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던 스리랑카의 남녀평등 개혁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0일 스리랑카 정부는 1955년에 생긴 법을 개정해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술을 살 수 있고 정부 허가 없이도 술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스리랑카의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해당 개혁 내용에 대해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법안 개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시리세나 대통령이 성 평등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 블로거는 "이는 낡아빠진 성차별주의적 법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러한 법을 지배의 도구로 삼을 수 있는 낡아빠진 성차별주의적 시스템의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성사됐다면 개혁의 의의는?

이미 스리랑카 여성들은 기존법을 엄격히 지키진 않았지만, 개혁안을 환영했었다.

60년 만에 처음으로 18세 이상 여성이 남성과 똑같이 합법적으로 술을 살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만 허용됐던 주류 판매 시간도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늘릴 예정이었다.

대통령이 제동을 건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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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시리세나 대통령은 2015년 취임했다

불교계에서 특히 법 개정에 반발이 거셌다. 스리랑카는 불교 국가고 수도승들이 여론을 주도한다. 그들은 법이 개정되면 "여성들을 알코올 중독에 빠뜨려 가족 문화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비판의 목소리를 수용하여 법 개정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기존부터 음주 반대를 지지했고, 여성들의 음주가 지난 몇 년 사이 많이 증가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정부의 기존 발표를 번복하는 건 스리랑카 정부 내에 분열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있다.

대통령은 '위선자'인가?

사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독려해왔다. 특히 그는 다가올 선거에서 "더 많은 여성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술 구매금지에 대해선 강경한 모습을 보이자 트위터에서 '이중 잣대'라며 비판했다.

슬프다. 대통령은 여성의 판단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정치계에서는 여성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까?

어이가 없다. 왜 여자도 술을 마실 수 있게 해놓고 술을 살 수는 없게 하나? 이 빅토리아 시대의 법을 고집하는 사람은 아주 논리적인 사람인 듯하다.

그렇다면 스리랑카 여성들의 음주량은?

2014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스리랑카 여성 중 80.5%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남성의 경우 56.9% 금주한다.

또 과음하는 경향을 가진 여성은 0.1% 미만이고, 남성의 경우 0.8%다.

BBC의 아잠 아민에 따르면 대부분의 스리랑카 여성들은 현지 문화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어차피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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