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서 진행된 교황 주례 결혼식

커플은 교황에게 결혼을 축복해 달라고 부탁했고, 교황은 아예 혼인성사를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커플은 교황에게 결혼을 축복해 달라고 부탁했고, 교황은 아예 혼인성사를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내에서 승무원 부부의 결혼식을 주재해 화제다. 교황이 기내에서 혼인성사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카톨릭 신자인 파올라 포데스트 루이즈(39)와 카를로스 치우파르디 엘로리가(41)는 2010년 결혼했지만, 같은 해 산티아고를 강타한 지진으로 그들이 다니는 성당이 무너져 카톨릭식 혼례는 미뤄야 했다.

이 부부는 교황이 탄 산티아고발 비행기에 근무차 탑승하게 됐고, 이들의 사연을 들은 교황이 혼인성사를 깜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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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파올라 포데스트 루이즈(왼쪽)와 카를로스 치우파르디 엘로리가

즉흥 결혼식은 항공사 사장을 증인으로 세우고 진행됐다. 남미의 가장 큰 항공사인 라탐(LATAM) 항공사가 이번 교황의 칠레 방문에 항공기를 제공했다.

교황은 즉석에서 부부와 항공사 사장의 서명이 담긴 증서도 줬는데, 이는 기내에 있던 기자단 중 CBS 뉴스 특파원인 스티브 도르시가 사진 촬영해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 15일 교황은 칠레 남부의 아라우카니아의 티무코를 방문했다.

이 지역에서는 칠레 전체 인구의 약 6%(60만 명)를 차지하는 최대 원주민 세력인 마푸체 부족이 잃어버린 땅에 대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백인 지주를 상대로 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교황은 "폭력은 폭력을 낳고, 파괴는 분열과 소외를 늘릴 것"이라며 "통합만이 희망의 파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무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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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칠레 남부의 아라우카니아의 티무코에 도착한 교황

마푸체 원주민들은 19세기 말 칠레와의 전쟁에 패해 거주하던 땅에서 쫓겨나 아라우카니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칠레 정부는 이 지역에 유럽 이민자들을 대거 이주시켰고, 결과적으로 마추페 부족은 유럽 이주민들의 후손들이 소유한 농장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이번 칠레 방문에서 교황은 현지 성직자들의 미성년자 성추행을 공개 사죄하고, 피해자들도 만났다.

16일 칠레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그는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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