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선수단 한반도기엔 독도가 없고, 응원단 한반도기엔 있다?

9일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9일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들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은 예정대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다.

공동 입장이 확정된 후, 한반도기를 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각각의 국기를 들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으로 한국 내 여론이 반으로 갈라졌었다.

개회식 총 92개 국가 중에 제일 마지막인 91번째로 공동 입장한 남북한 선수단은 남측의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과 북측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일원 황충금이 '남남북녀' 공동기수가 되어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한반도기에 독도를 넣을지 여부였다.

실제로 9일 남북한 선수단이 든 한반도기에는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재해 열린 남북 회의에서 결정된 대로 독도가 없었지만, 붉은색 점퍼와 모자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북한 응원단이 든 한반도기에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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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9일 북한 응원단이 선보인 한반도기. 독도가 보인다

'독도 한반도기' 게양

영어로 한국 통일(Korea Unification flag) 깃발로 알려진 한반도기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져 있는 간결한 디자인의 깃발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올림픽 기간 중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를 사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독도를 보이게 하는 것 자체를 IOC는 정치적인 행위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스웨덴 대표팀과 가진 첫 평가전에서 게양된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그려져 있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다음 날 정례브리핑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평가전에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게양된 데 대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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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지난 4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스웨덴 대표팀과 가진 첫 평가전에서 게양된 한반도기. 역시 독도가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는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등 공식 행사가 아닌 민간단체 주관 행사나 응원 때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4일 "개회식 등 IOC 공식 행사에선 한반도와 제주도만 들어간 한반도기를 쓰지만 남북 응원단이나 민간단체 행사에선 울릉도와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를 사용해도 좋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으로 9일 개막식 때 북한 응원단이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든 것이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복에 있는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없지만 훈련복 한반도기에는 독도가 새겨진 이유도 마찬가지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의 항의에 대해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측이 제기했던 그 행사는 평창 올림픽 공식 일정과는 별개로 추진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주최 행사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5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개회식 공동입장 때 입을 단복에 패치로 부착된 한반도기에 독도가 있는 것을 언론이 포착하자, 한차례 논란이 됐었다.

정부는 곧바로 단복에서 독도를 뺀 한반도기 패치로 교체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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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단복에 패치로 부착된 '독도 한반도기'

1990년생 한반도기...제각각

한반도기 형태에 대한 논의는 1989년 남북체육회담에서 처음 나왔다. 남북이 공동 입장하는 스포츠행사에서는 양측의 국기를 각각 들고 들어오는 게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 남북은 '한반도와 제주도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고 독도, 마라도, 마안도 등 기타 섬들은 생략한다'고 합의했다.

한반도기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이 응원 도구로 사용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일본 지바현에서 개최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같은 해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FIFA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에서 처음 남북 단일팀을 대표했다.

남북이 지금까지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한 한 건 평창동계올림픽을 포함하면 총 10차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반도기 제작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독도를 넣은 깃발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깃발도 있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한반도기에 울릉도가 추가됐고,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선 북측은 독도를 추가하기도 했다. 중국과 이어도 관련 문제로 갈등이 빚어진 시기에는 이어도가 추가되기도 했다.

2003년 북측이 제작한 한반도기에 독도가 추가되자 일본은 이에 반발해 한반도기가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지 못하도록 보도를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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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10일 한반도기 매달고 북한으로 귀항하는 만경봉 92호

남북은 65년 전 분단된 이후 여러 문제에서 갈등을 빚고 있지만 독도 문제만큼은 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독도는 '남북의 땅'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적인 행사에서 '독도 한반도기'를 들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0일 논평에서 "이번에 우리는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에서 이용할 통일기에 독도를 표기할 데 대한 원칙적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독도는 법적 근거로 보나 역사적 근거로 보나 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로서 그 영유권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기간에 통일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문제도 아니고 또 따지고들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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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조선신보사에서 만든 독도 관련 유튜브 영상

북한은 지난해 10월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독도에 대한 이같은 생각을 전해왔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사는 자사 평양지국 기자가 북한의 학술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 등 관계자를 만나 작성한 기사 및 동영상을 공유했다.

2005년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조희승 소장은 "독도는 력사적(역사적), 지리적, 법률적으로 명백한 조선의 령토(영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은 독도에 관한 문제를 '령토분쟁'(영토분쟁)으로 부각시키려고 하지만, '분쟁'의 원인으로 되는 '미해명문제'가 애당초 없다"며 영토분쟁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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