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돌풍, 테니스 붐으로 이어질까?

정현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한국인 최초 테니스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른 정현(22)의 활약으로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비록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세계랭킹 2위)와의 준결승 도중 발바닥 부상으로 경기를 기권했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테니스의 신기록을 세우며 돌풍을 일으켰다.

또 지난 10년간 세계 남자 테니스를 주름잡은 일명 '빅 4 (나달, 페더러, 조코비치, 머레이)'가 모두 30대가 되며 새로운 스타가 필요한 가운데, 정현의 활약이 더 주목을 받았다.

앞서 지난 22일 호주 오픈 남자 단식 16강에서 정현은 전 세계랭킹 1위이자 이 대회 2015년 우승자인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이기며 국내 테니스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이날 눈부신 경기력으로 자신의 어릴 적 우상인 조코비치를 압도하며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 이날 승리로 그는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한국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 최고 성적은 2000년과 2007년 US 오픈에서 이형택 선수의 16강이었다.

실업 선수 매년 줄어

이제 관심은 과연 정현의 돌풍이 한국 테니스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있다.

인기 스포츠인 축구,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구기 종목과 비교해 한국 테니스의 선수층은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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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서울의 한 실내 테니스장

2017년 기준 테니스협회에 등록된 실업 테니스 선수는 남·여 합해 140여 명 가량 된다. 협회에 따르면 등록 선수 수는 매년 계속 줄고 있다고 한다.

또 현재 등록된 중·고교 선수는 598명 (남자 358명, 여자 240명)이다. 반면 대학부는 남·여 각각 130명, 82명의 선수가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학창 시절 테니스를 치다가 그만두고 학업을 택하거나, 진로를 변경하는 선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정현 선수의 활약으로 테니스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회가 없어 아쉽다"

지난 2007년 라파엘 나달과 로저 페더러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한국에서 경기를 가진 적 있다. 공식 대회가 아닌 이벤트성 친선 경기였다.

3년 뒤인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에서 만난 로저 페더러에게 한국 테니스에 관해 질문한 적이 있다.

그는 "나달과 (당시) 즐거운 경험을 했다.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답하며, 그러나 한국에 자신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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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2일 호'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정현(오른쪽)이 노박 조코비치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아직 한국에는 페더러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테니스 대회 자체가 없다.

비록 여자 테니스의 경우 정상급 프로 선수가 참가하는 코리아오픈 대회가 지난 2004부터 개최되고 있지만, 남자의 경우 아직 한 단계 아래인 ATP 첼린지 대회만 열리고 있다. 또 현재 APT 투어에 활약하는 한국 선수는 정현이 유일하다.

'정현 키즈' 기대해도 될까?

정현이 쓴 역사가 또 다른 역사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호주오픈 16강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이날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을 꺾어 4강에 오르며 정현은 경기 후 "나의 승리를 통해 한국에 테니스 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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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발바닥 부상으로 경기 기권 후 올린 정현의 인스타그램 글

선례로 약 10년 전 박세리로 시작된 여자 골프 붐이 있다.

박세리는 1998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골프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며, 한국에 골프 신드룸을 일으켰다. 그 당시만 해도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유일한 한국 선수였다.

하지만 이후 박세리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일명 '세리 키즈'들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이제 LPGA에 한국 골퍼가 없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다.

한국 테니스계는 올해 22살에 불과한 정현의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며, 그의 영향을 받은 '정현 키즈'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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