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극심한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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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일(현지시간) 1175포인트 떨어지자 백악관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섰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식시장 지수인 다우존스 지수는 4.6% 하락한 24,345.75를 기록하면서 최근 몇년 중 가장 크게 떨어진 사례를 남겼다.

백악관은 "장기적인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하고 있으며 장기 펀더멘털은 여전히 예외적일 정도로 튼튼하다"고 말했다.

이번 급락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다우존스 지수가 777.68포인트 떨어졌던 기록을 능가한다.

당시의 급락은 의회가 투자은행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한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을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이번 급락율은 2011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당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블랙 먼데이'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세계 시장의 반응은?

다우지수의 하락은 포괄하는 종목 범위가 넓은 S&P 500 지수의 4.1% 하락으로 이어졌다. IT 기업이 주로 포진한 나스닥 또한 3.7% 하락했다.

런던에서도 선도 기업들로 이루어진 FTSE 100 지수가 1.46%, 108포인트 하락했다.

6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도 월스트리트의 트렌드가 반영됐다. 일본의 니케이 225 지수는 4.8%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회복했으며 호주의 S&P/ASX 200은 2.7% 하락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2.3% 하락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전망이 변하면서 이것이 금융비용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투자자들이 반응한 것이다.

지난 2일 미국 노동부가 고용지표를 발표했는데 당초 예상보다 임금 상승이 높다는 게 알려지면서 주식 시장의 투매가 가속화됐다.

통상 임금이 상승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소비를 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미국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올해 두세 차례 정도만 인상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경악했다. 이제는 금리 인상이 더 많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의 투매는 금리 인상으로 득을 볼 것으로 여겨지는 채권 등의 자산으로 돈을 돌리려는 기관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린 깁스는 말한다.

"경제가 무너지는 건 아닙니다.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란 우려 때문도 아니에요. 사실은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잘 돌아가고 있어서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우려로 인한 겁니다."

이미지 캡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의 최근 12개월 동향

예상보다 높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는 유럽, 캐나다 등의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입했던 정책들을 약화시키게끔 했다.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주식 시장이 더 출렁일 것이라고 말한다.

2016년 11월 당선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자신의 당선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의 상승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이렇게 썼다. "주식 시장은 우리나라에 엄청난 이득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단지 '기록적인 주가'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로 7조 달러의 가치가 창출됐습니다!"

그러나 5일 장이 종료됐을 때 트럼프가 2017년 1월 취임한 이후 주식 시장 상승분의 3분의 1이 증발했다.

단 1개월도 되지 않아 지수가 2만5천에서 2만6천 포인트까지 올랐던 지난 1월의 상황과는 극적인 반전을 이룬다.

조엘 프라켄 IHS 마킷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2년간 주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경제 전반에 대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올해와 작년의 차이는 시장이 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격해지는 시기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란 데 있습니다. 중대한 조정을 겪은 지가 꽤 오래 됐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을 뿐이죠."

투자자들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나?

투자자들은 수개월간 멈출 것 같지 않았던 상승 끝에 찾아올 하락을 대비해 왔다.

5일 시장이 급락하면서 대형 자산관리 기업들의 웹사이트가 속도 저하 또는 마비를 겪었다.

월스트리트 기업들 또한 투자자들로부터 우려섞인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 앤서니 저커 BBC 북아메리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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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제롬 파월이 5일 새로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주식 시장의 상승에 대해 자랑하는 것은 대부분의 대통령이 꺼리는 위험한 게임이다. 버락 오바마도 때때로 그런 자랑을 하긴 했지만 2008년의 금융위기로부터 미국 경제가 상당히 회복한 이후에나 그랬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는 다우존스의 으뜸가는 응원단장이 됐다. 트위터에서, 유세에서 그리고 심지어 지난주의 의회 연두교서 연설에서도 그랬다. 대통령은 자신의 감세의 이득에 대해 자랑하는데 시장은 하락하는,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대통령의 모습을 라이브로 방영 중이던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은 보도를 끊고 기록적인 시장 폭락에 대한 보도로 넘어갔다. 최근 미국 경제의 성공담 중 매우 눈에 띄는 해프닝이었으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이를 잊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고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임금은 올랐고 실업은 감소했다. 이것이 주가 폭락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 이번 해프닝은 직업 정치가가 아닌 사람이 저지른 표현의 실수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가 있는 올해에 앞으로 더 큰 시장의 조정이 발생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통령 자신을 괴롭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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