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부통령 방한...누구를 만나며 어디를 가나?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행보와 그 의미가 주목된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와 함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이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인데 그가 지한파로 묘사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대표단을 이끌고 8일 방한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탈북자들를 만날 예정이다. 또 일부 언론은 그가 탈북자들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와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할 것으로 보도했다.

그는 또 올림픽 개막식에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친인 프레드 웜비어를 초대했는데, 프레드 웜비어가 탈북자와의 만남에 동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오토 웜비어 부모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뤄 남북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하는 한국 정부와 사뭇 대비되는 행보다.

펜스가 만날 사람들, 방문할 장소의 의미를 짚어본다.

인권 문제 부각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직전인 9일 오전 탈북자들 5명을 만난다.

목숨을 걸고 북한 정권의 탄압을 피해 도망 온 탈북자들을 만난다는 것은 북한의 '평화공세 (peace offensive)'를 차단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기자들에게 "올림픽팀과 관련해 남북 간에 어떤 협력이 존재하든지, 그것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고립돼야 하는 북한 정권의 실상을 가리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단순히 개막식 (테이프 커팅용) 리본을 자르러 가야 한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의 미디어를 활용한 올림픽 선전 전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상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국정연설에 초대된 지성호 씨

지난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국정연설에서도 탈북자를 전면에 내새워 북한 정권의 잔혹 행위를 이슈화시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를 소개했다.

약 2분 동안 지 씨의 탈북 과정을 설명하며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고 강조했고, "지씨의 스토리는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모든 인간 영혼의 열망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국은 그들의 고통을 잊지 않겠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위원은 이번에 펜스가 탈북자를 만나는 것도 "인권 유린 강조하면서 (그들의 고통을) 미국은 잊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은 인권 유린을 종종 '무기'로 활용해왔다"라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6년 미국 백악관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을 만난 사례와 2005년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씨를 백악관에 초대한 사례를 들었다.

봉 전문위원은 8일로 예정돼 있는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에서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따라 탈북자 만남의 구성도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와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할 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8일 도발적인 메시지를 줄 경우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해 더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자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북한의 도발을 전세계 또 다시 환기시킬 것으로 보일 펜스 부통령의 천안함 기념관 방문은 문재인 정부가 최근 행보와 묘하게 대치된다.

Image copyright 뉴스1
이미지 캡션 2015년 추모식에서 오열하는 천안함 용사 유가족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따라 한국은 '5·24조치'라는 대북제재를 적용해 북한을 압박해왔다. '5·24조치'에는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불허'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만, 6일 오후 만경봉 92호를 타고 동해 묵호항에 들어왔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정부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만경봉 92호의 묵호항 입항을 '5·24조치'의 예외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특별 손님'

탈북자 외에 펜스 부통령의 방한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지난해 북한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난 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다. 그는 펜스 부통령의 '특별 손님' 자격으로 9일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펜스의 옆자리에 앉을지는 미정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프레드 웜비어씨가 개막식에 펜스 부통령과 함께 앉을 것"이라며 가까이 착석할 것을 시사했다.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위원장이 참석하는 개막식에 지난해 웜비어의 아버지가 함께 참석하게 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각) 트위터 계정에 "오토 웜비어의 부친인 프레드가 평창올림픽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프레드 부부는 북한에서 일어난 잔혹 행위를 전 세계에 상기시키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평창 개막식을 전후로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Image copyright 이상학 기자 hak@yna.co.kr
이미지 캡션 7일 오전 강원도 묵호항에 정박중인 만경봉 92호에서 하선하는 북한 예술단

틸러슨 장관이 5일 "북한과 어떤 형태로든 만남 기회가 있을지 그냥 지켜보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며 여지를 남겨두기는 했지만,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올림픽 기간이나 이후에 북한 측 인사와 만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7일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올 것이라고 북측이 통보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