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평창이 북한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가지 가능성

평창을 찾는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평창을 찾는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여느 스포츠 이벤트와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10년 가까이 냉각기를 거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남북관계는 물론,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위기 분위기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 이방카 트럼프의 방한소식에 이어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북측 대표단에 포함됐다고 통일부가 오늘 밝혔다.

평창 올림픽을 전후하여 북한 문제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짚어봤다.

1. 북한은 열병식의 도발적 메시지를 어디까지 억제할 수 있을까?

평창 올림픽이 개최도 전에 평화와 협력을 비롯한 올림픽 본연의 메시지를 잃을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 개막 바로 전날인 2월 8일에 열병식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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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북한 열병식

통상 '건군절'이라 지칭하는 조선인민군창건일을 북한은 작년까지 4월 25일로 지정해 오다가 올해 들어 2월 8일로 변경했다.

열병식에 대한 국외의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북한은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군대 창건일을 기념하는 것은 관례이자 상식이라며 반박했다.

그런데 북한이 올해 열병식이 갖는 의미를 축소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작년과는 달리 외신 취재를 불허하고 중국을 비롯한 외국 인사들도 초청하지 않은 것.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 도발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 김영남은 문재인을 평양에 초청할까?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파견하는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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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북한 인사 중 가장 고위급 인사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외교적으로 북한의 국가수반으로 간주된다.

그가 명목상의 국가수반일 뿐 실질적인 영향력은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엄연히 노동당 정치국 서열 2위의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방남에 실리는 무게는 남다르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대표단을 이끌 예정으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의 조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모두 핵문제를 둘러싸고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라 조우하더라도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기대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한편 한 북한 전문가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초청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 김정일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후 자신의 서울 답방 전에 김영남을 먼저 한국에 보내겠다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약속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렇게 말한다.

"비록 2001년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 관계의 악화로 이 같은 약속은 이행되지 못했지만 이번에 김영남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 김정은 위원장의 문 대통령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정성장 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지 않고는 비핵화와 관련해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한국 정부가 대북 협상의 방향에 대해 미국, 중국, 일본 등과 긴밀하게 사전 조율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3. 이방카 트럼프와 김여정이 만남이 새로운 돌파구로 이어질까?

이방카 트럼프가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인데다가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도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둘의 만남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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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이방카 트럼프(오른쪽)와 트럼프 대통령

둘은 여성이라는 점 외에도 국가의 최고 지도자와 혈연을 바탕으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방카 트럼프가 미국의 각종 국정 현안에서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이미지 캡션 작년 4월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주석단에 올라 등장하고 있다

김여정은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과 초등학교 시절을 스위스에서 함께 보내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최근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는 등 빠르게 승진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온다면…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대리인으로 볼 수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서 만남을 가질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최고 지도자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방카 트럼프와 김여정 부부장의 만남에서 의외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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