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김: 우린 왜 '행그리'한가

한국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선수 클로이 김 Image copyright REUTERS/Issei Kato
이미지 캡션 클로이 김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중 아이스크림과 츄로스에 대해 트윗했다

스노보드 선수 클로이 김은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전 '행그리(hangry)' 했다. 왜 사람들은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날까?

'행그리'는 '배고프다'는 뜻의 '헝그리(hungry)'와 '화난다'는 뜻의 '앵그리(angry)'를 합친 속어다.

지난 13일 17세 한국계 미국인 선수의 아침 식사에 대한 트윗은 순식간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안 먹은 게 후회된다. 괜히 고집부렸다. 그래서 난 이제 행그리하네."

배고파서 짜증이 났다는 클로이 김의 트윗은 인터넷에서 큰 공감을 얻으며 8만8000번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행그리'했던게 클로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았던 것 같다. 3시간 뒤의 트윗에선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전했으니 말이다.

행거의 정체에 대해 미국 조지 워싱턴 의대 부교수인 마이클 나이트에게 물었다.

'행거(hanger)'의 원인은?

'행거(hungry + anger)'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생존 메커니즘이다. 나이트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식사할 때 음식을 포도당 등의 영양분으로 분해한다"며 "(포도당은) 우리 몸을 움직이는 당분"이라고 말했다.

"체중의 2%를 차지하는 뇌는 영양분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으로 총 에너지의 20~25%를 사용합니다."

"허기짐은 뇌에 영양이 더 필요하다는 신호로 혈 중에 영양분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뇌에서 연료가 바닥나면 스트레스 반응을 보내는 생존 메커니즘입니다."

"뇌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연료가 필요하지만, 배가 고프면 다른 감정에 대한 억제력이 떨어져 집중력이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죠."

"가장 흔히 느끼는 감정은 분노이기 때문에, 배고프기 시작하면 짜증이 나는 것입니다."

Image copyright Jack Taylor
이미지 캡션 백화점에 전시된 초콜렛

'행거'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나이트 교수는 "영양 균형을 맞춘 식사를 든든히 하면 다음 식사까지 버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가 고파 화가 나기 시작하면 포도당이 든 단 음식을 먹어라. 그럼 행어는 금방 사라질 것 입니다."

그렇다면 광고에 나오는 것 처럼 초콜렛 바 하나만 먹으면 해결 되는 걸까?

그는 "사실 과학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라며 "설탕을 섭취하면 포도당의 수치가 올라가 두뇌에 연료가 제공되며, 스트레스 반응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설탕 같은 탄수화물이 즉효 약일까?

나이트 교수는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의 대부분은 탄수화물"이라며 "탄수화물 섭취가 적은 사람의 경우 몸이 다른 음식군(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해서 포도당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도당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클로이 김이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먹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Image copyright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Medical Faculty Assoc
이미지 캡션 미국 조지 워싱턴 의대 부교수인 마이클 나이트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

"어떤 사람은 짜증을 오랫동안 느끼지 않지만, 또 다른 사람은 수저를 내려놓자마자 짜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신경 펩티드 Y같은 화학물질은 DNA와 유전적으로 연결돼있습니다"

"그렇기에 유전적 요소 때문에 행거를 느낄 성향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

'행거'는 여성의 전유물?

이에 대해 나이트 교수는 "아직도 모르는 점이 많지만 여성의 몇 퍼센트가 행거를 더 쉽게 느끼는지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없다"며 "사람마다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듯 행거도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행거는 그럼 진짜 존재하는가?

"그럼요."

"저는 조지 워싱턴 대학 체중관리소에서 일하는데, 환자들이 행거를 느끼는건 매우 흔하며, 보통 더 많이 먹게 되죠."

"이점은 우리 환자들과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행그리'는 이미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린 단어다. 지난달 옥스퍼드 사전측은 '행그리'가 진짜 단어이며 "배고픔에 의한 짜증이나 언짢은 기분"이라고 정의했다.

클로이 김의 '행거'는 다행히도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금메달 우승 후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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