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분장'에 인종차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흑인 분장'을 한 배우가 등장한 중국의 설 특집 방송 Image copyright Youtube/CCTV
이미지 캡션 8억명의 시청자가 이 TV쇼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유명 설 특집 방송에 흑인 분장을 한 배우가 등장해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경제 협력을 다룬 한 코미디 콩트에서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가짜 엉덩이'를 부착한 배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15일 밤 중국의 국영방송인 CCTV가 방영한 이 TV쇼에는 얼룩말, 기린, 사자 등으로 분장한 흑인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이어 젊은 여성이 한 중국인 남성과 자신의 '엄마'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젊은 여성의 배역은 실제 흑인인 배우가 맡았지만, 그녀의 어머니 역할은 중국 배우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 역할을 맡은 배우는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원숭이를 대동해 등장한다. 등에 바구니를 멘 원숭이를 연기한 배우도 흑인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적극적인 아프리카 투자를 반영하듯 배우들은 양측의 경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엄마' 역할을 맡은 배우는 중국을 너무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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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엄마' 역할을 맡은 중국 배우는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가짜 엉덩이를 부착했다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할 일이다'

흑인을 풍자하기 위해 얼굴을 까맣게 칠하는 이런 행위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논란이 되어왔다.

'블랙페이스(blackface)'라고 부르는 이런 흑인 분장의 역사는 19~20세기 미국과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인 배우들은 흑인을 비하하기 위해 얼굴을 까맣게 칠하곤 했다.

중국인의 경우 흑인과 교류한 경험이 적은 편이고, 서구의 오랜 인종차별 논란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네티즌을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일부 있지만, 8억명 가까이 되는 시청자가 보는 방송에 흑인 분장을 한 배우가 등장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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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인종차별 그 자체였다", "마치 과거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할 일이다"라며 방송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만약 미국의 백인 배우가 얼굴을 노랗게 칠하고, 눈을 옆으로 잡아 당기면서 '나는 미국이 좋아요'라고 말하면 기분이 어떨까?"라는 글을 남겼다.

이번 방송을 질책하는 일부 기사와 네티즌들의 글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에는 중국의 한 세탁세제 광고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광고에서는 한 중국인 여성이 흑인 남성을 세탁기에 넣자 중국인 남성이 나오는 장면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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