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시리아 화학무기 제조 관여'...북미 대화에 악재 될까?

동 구타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가스 공격을 가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동 구타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가스 공격을 가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외신이 북한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제조를 도왔다고 보도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화학무기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내산성(acid-resistant) 타일과 밸브, 온도측정기 등을 시리아에 공급했다고 전했다.

또 시리아의 관련 시설에서 일하던 북한 기술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시리아 정부군이 최근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장악 지역 동 구타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미국과 일부 국가들이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자료여서 주목된다.

시리아 정부군이 동 구타에 10일간 무차별 포격을 퍼부어 600명 이상이 숨졌다. 구호단체에 따르면 25일 (현지시간) 염소가스 공격으로 인해 어린이 한 명이 죽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이 유엔 보고서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소속 8명의 전문가가 작성했다.

"유령회사 통해 돈 받아"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은 지난해 1월 화학무기 시설에 필요한 자재를 시리아로 운반하던 북한 선박 2척을 적발됐다. 2016년 11~12월에 3척이 더 적발됐다고 밝혔다.

운반은 중국무역회사를 통해 이뤄졌으며, 시리아 정부가 여러 개의 유령회사를 통해 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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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북한은 1970년대부터 시리아에 각종 무기를 수출했다

유엔 대북제제위원회가 이미 지난해 9월 낸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탄도미사일, 그리고 전통무기 분야 커넥션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8월 북한의 미사일 기술자들이 시리아를 방문해 바르제와 아드라, 하마에 있는 화학무기 및 미사일 시설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유엔에 시리아에 있는 유일한 북한 국민은 운동선수와 코치라고 주장했다.

북한-시리아 커넥션

뉴욕타임즈는 보고서가 2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한 부분을 북한과 시리아의 관계에 할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과 시리아는 군사 분야에 있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 관계는 1960~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전에서 북한과 시리아 공군은 함께 비행 임무를 수행했고, 이후에 북한 기술자들이 시리아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핵무기 연료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핵발전소 건설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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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일본 방송이 공개한 김정남의 피살 사건 당시의 CCTV 영상. VX로 불리는 맹독성 신경작용제로 암살됐다

화학무기와 관련해선 적어도 1990년대부터 북한이 시리아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월간조선은 2016년 '국방백서'를 인용해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약 2500~5000t 정도를 저장 중이고, 생물무기 또한 다양한 균종을 자체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미대화에 악재되나?

유엔 보고서는 북한-시리아 커넥션가 시리아에는 화학무기를 갖게 하고 북한에는 탄도미사일과 핵을 개발할 수 있는 돈을 벌게해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보고서가 정신 출간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보고서가 의미하는 바는 유엔 회원국 모두가 북한 관련 제재 이행에 더 힘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대북제재 강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며 남북대화 개선과 북미대화 추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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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하지만 북미대화 가능성과 별도로 미국은 "최대 압박" 정책을 고수해왔다.

지난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핵 개발 자금의 주요 조달 통로로 지목돼온 북한의 해상 무역을 봉쇄하고자 북한과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의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을 추가로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BBC에 "2003년 미국이 이라크 공격할 때와 비슷하다"며 이 시점에 이러한 유엔 보고서가 나온 것에 북한이 더 압박을 느낄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처음으로 들고 나온 게 인권 문제고 그 다음이 대량살상무기 문제였다"며 최근 탈북자를 통해 인권 문제를 알리고 이런 보고서를 통해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닮아있다고 했다.

신 대표는 "북한을 공격하는 게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유엔총회가 채택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가 끝나는 3월 25일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될 4월 초로가 한반도 정세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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