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러시아 스파이, 영국에서 신경작용제 공격 받고 쓰러져

Sergei Skripal and his daughter Yulia Image copyright EPA/ Yulia Skripal/Facebook
이미지 캡션 Mr Skripal, 66, and his daughter Yulia, 33, collapsed on a bench in Salisbury city centre

전직 러시아 스파이와 그의 딸이 영국에서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았다고 경찰이 말했다.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율리아 스크리팔은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솔즈베리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으며 계속 위독한 상태.

현장에 최초로 출동한 경찰관 또한 병원에 입원해 심각한 상태라고 마크 롤리 치안감이 말했다.

신경작용제는 인체의 신경체계를 공격해 신체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강력한 독성물질이다.

통상 입이나 코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나 눈이나 피부로 흡수되는 것도 가능하다.

대테러경찰 팀의 수장이기도 한 롤리 치안감은 정부 과학자들이 사용된 신경작용제의 정체를 파악했으나 현 상황에서 그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으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신경작용제를 사용한 살인 기도를 포함한 중대 사건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는 말했다.

"증상의 원인이 신경작용제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위독한 두 사람이 계획적으로 범행의 대상이 됐다고 저희가 여기기고 있다는 것도 확인해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는 독성 위험이 공중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다른 두 명의 경찰관도 경미한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들은 눈이 가렵고 숨이 가빠지는 등의 증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리처드 갤핀, BBC News 기자 (전직 모스크바 특파원)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가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았다는 경찰의 발표는 2006년 런던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더 리트비넨코가 독살됐던 사건과의 연관성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리트비넨코를 살해하는 데 사용된 방사성 물질 폴로늄과 마찬가지로, 신경작용제는 일반적으로 범죄집단이나 테러조직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런 물질은 정부가 통제하는 특별한 연구실에서 생산되는 게 보통이다. 이는 의구심이 더더욱 러시아에 쏠릴 것임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적을 암살하는 데 독극물을 사용한 전력이 있으며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사례에는 동기까지 있다.

러시아의 군 정보요원이던 당시 그는 영국의 정보기관 MI6에 정보를 제공하여 조국을 배신했다. 알려지기로 당시 제공한 정보는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신상정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 배신자들은 죽어 마땅하다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스크리팔은 본래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교환으로 영국에 와서 지난 8년 간 살고 있었는데 왜 이제서야 공격을 받았을까?

66세의 스크리팔과 그의 33세 딸은 몰팅스 쇼핑몰 바깥의 벤치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오후에 솔즈베리 도시 중심가에 있었던 사람을 찾고 있다.

솔즈베리에 있는 스크리팔의 집 바깥에는 통제선이 쳐졌다. 노란색의 법의학 텐트가 쳐졌고 경찰들이 장비들을 건물 안으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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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쓰러진 채 발견되기 5일 전에 솔즈베리의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됐다

롤리 치안감은 형사, 법의학 전문가, 분석가, 정보요원 수백 명이 이 사건을 계속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솔즈베리에서의 조사는 며칠 더 걸릴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말콤 스퍼린 의료물리학엔지니어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신경작용제에 노출되면 호흡정지, 심장마비, 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경의 통제가 약화되는 모든 것들이 증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경작용제로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낮은 농도로 노출될 경우에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얼레이스테어 헤이 리즈대학교 환경독성학 명예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제조하기가 매우 어려운 데다가 위험한 화학물질입니다."

러시아의 반체제인사였던 알렉산더 리트비넨코의 2006년 살해사건에 대해 영국에서 열렸던 공청회는 그의 암살이 푸틴 대통령의 허가에 의해 실행됐을 것이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영국의 외무장관 보리스 존슨은 스크리팔 사건에서 러시아 "정부의 책임"의 증거가 나올 경우 영국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13일 의원들에게 말했다.

러시아는 사건의 원인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요청을 받을 경우 영국 경찰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외신들이 이 사건을 반(反)러시아 선전에 이용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선전입니다. 날조를 하죠. 이건 도발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말했다.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누구인가?

이미지 캡션 66세의 스크리팔 대령은 2010년 러시아로부터 풀려난 이후 영국 솔즈베리에서 살아왔다

러시아의 퇴역 정보장교인 스크리팔 대령은 2006년 러시아에서 1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유럽에서 위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정체를 영국 정보기관 MI6에 넘겨줬다는 혐의를 받았다.

2010년 6월 그는 미국 FBI가 붙잡은 10명의 러시아 스파이들과 교환하는 조건으로 풀려난 4명의 수형자 중 하나였다.

냉전 시대 스타일로 오스트리아 빈의 공항에서 이루어진 스파이 교환 이후 스크리팔 대령은 영국 샐즈베리로 이주하여 8년 간 은둔하다시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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