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파이: 영국, 러시아 외교관 23명 추방한다

스크리팔(66)과 율리아(33) 부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 Image copyright EPA/Yulia skripal/Facebook
이미지 캡션 스크리팔(66)과 율리아(33) 부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

영국 정부가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들은 외교관을 위장한 "비밀 정보요원"이라고 밝히며, 일주일 안에 영국을 떠나라고 지시했다.

또 오는 6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2018 월드컵에 왕실 및 내각 인사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양국 간 예정된 모든 고위급 회담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현지시각 14일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해 이러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날 유엔 주재 영국 대사도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 러시아가 사용이 금지된 신경작용제를 이용해 "영국 도시의 평화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영국 정부는 러시아 대사를 불러 피습 현장에서 발견된 독극물에 대해 24시간안에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 바실리 네벤자는 러시아 정부의 개입 의혹을 부정하며, 영국 정부가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영국)은 24시간 안에 범죄 사실을 인정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며 "우린 '최후통첩'을 어떤 국가에도 명령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사안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보고, 관련 기구인 화학무기 금지기구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러시아 외교관 23명의 추방은 단일 사건으로는 최근 30년 동안 가장 큰 규모다.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33)는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 감식결과 러시아가 군용무기로 개발했던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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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신경작용제가 발견된 현장에 군경 180여 명이 투입돼 오염 가능성이 있는 자동차 등을 옮겼다

메이 총리는 14일 외교관 추방을 포함한 다음과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 화물, 운송, 항공에 대한 검역 강화
  • 영국 시민과 거주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러시아 자산을 동결
  • 내각 및 영국 왕실 인사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보이콧 한다
  • 러시아와 예정된 모든 고위급 회담을 중단한다
  • '위협적인 국가 행동'에 대비해 새로운 보안법 책정을 검토

메이 총리는 러시아가 신경작용제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금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불법적인 무력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러한 행동을 선택한 것"은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메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원색적인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영국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양국 간 관계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전직 러시아 스파이 스크리팔은 영국 보안기관 MI6에 정보를 넘겨준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 2010년 '스파이 교환' 으로 풀려나 영국에 거주해왔다.

영국 시민권자인 그는 지난 4일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딸과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두 사람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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