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왜 1박 2일 짧은 일정으로 방중했을까?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보도하고 있는 중국 석간신문 Image copyright FRED DUFOUR
이미지 캡션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보도하고 있는 중국 석간신문

"북미 회담 앞두고 조력자 '중국' 필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26일 오후 3시에 베이징에 도착해 다음 날 오후 4시에 기차역을 떠났다. 베이징에 도착한 지 25시간 만에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당시 심양 등에 정차해 중국 측 의전을 받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같은 북한 대표단의 짧은 '깜짝' 중국방문에 대해 예상보다 빠르게 결정된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당황해하고 있는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 강경파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메시지를 받은 북한이 중국에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의견이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박원곤 교수는 "지금 중국이 원하는 것은 '쌍중단과 쌍궤병행', 즉 북한이 (핵을) 일부 포기하면 그것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것이며 이 또한 사실 북한이 원하는 바"지만 트럼프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니 "이렇게 가다 보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핵심 목표는 중국에게 '중국식 해법을 미국과도 협의해 미국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주 상하이 총영사를 지낸 한석희 연세대 교수에 따르면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완전히 북한이 원한 타이밍에 만난거지, 중국이 원한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분석한다. 현재 중국은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보다는 북한이 얻은게 더 많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북중 정상회담이 전격 이뤄진 상황에서 중국이 향후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얻은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통일연구원 정성윤 박사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 성사는 양국의 이해가 합치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체제보장과 대북제재 해소가 시급한 김정은 위원장과 현 한반도 정세의 급작스런 변화로 영향력이 낮아진 중국 시진핑 주석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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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성윤 박사는 "무엇보다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비핵화' 명분이 제공됐다"라며 "한반도 정세에 중국이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다. 2003년 이후 지난 15년간 북핵 판이라는 것이 미국과 북한 양자 간의 적대적 대결 관계가 고착화 심화되는 구조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높여왔는데, 짧은 순간 판세가 바뀌면서 중국 측 영향력이 현저히 낮아지게 됐고 이에 따라 중국이 전략적 판단을 세웠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김정은 위원장 머릿속엔 '체재보장' 그리고 '대북제재 해소' 이 두 가지가 들어있을 것이며 결국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키를 잡고 있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뿐 아니라 향후 러시아, 일본과도 비슷한 행사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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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북한과 중국간의 다리는 평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굳이 12시간이나 걸리는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간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북중 교역의 상징인 압록강 철교를 건넘으로써 대북제재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본다. 북중 교역의 부활을 노린 것이 아니겠냐, 열차 방문을 통해 방중 선전 효과를 극대화했다 등의 의견이 제기된다.

이에 정성윤 박사는 북한 입장에서는 "최고 절대 지도자의 안위와 관련해 가장 적합한 수단을 골랐을 가능성이 크다. 사전에 중국과 교통수단에 대해서도 합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교수 역시 "평양에서 오르내리는 비행기는 미국이 다 파악하고 있는 만큼 안전상의 이유가 가장 클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 정권 당시 북중 간 우호적 관계를 상기시키려는 상징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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