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고들은 정말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적으로 만든 걸까?
- 체리 윌슨
- Newsbeat

사진 출처, Heineken/H&M/Dove
최근 논란이 된 광고를 낸 몇몇 브랜드에 '인종주의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H&M은 지난 1월 한 흑인 소년이 '정글에서 제일 쿨한 원숭이'라고 써있는 후드티를 입은 광고를 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은 후 사과했다.
도브도 몇개월 전 흑인 여성이 백인으로 변하는 듯한 이미지들을 광고에 사용했다가 사과해야 했다.
챈스 더 래퍼는 하이네켄의 저칼로리 맥주 광고를 두고 "끔찍할 정도로 인종차별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네켄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의도적으로 눈에 띄는 인종차별적 광고를 낸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정말 사실일까?
클리어리 PR 마케팅 앤 커뮤니케이션즈의 폴 맥켄지-커민스는 몇몇 브랜드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인종 문제를 사용한다고 분석한다.
"광고 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노련하고 많은 예산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고객사의 브랜드의 위치를 보다 높여야 한다는 압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요."
"극도로 경쟁이 심한 시장이고 소매업계 또한 오늘날처럼 경쟁이 치열했던 적이 없습니다.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뭔가를 해야 하죠."
사진 출처, H&M website
가수 위크엔드는 광고 문제가 불거진 이후 H&M과 절연했다
광고업계에서 11년을 일한 폴은 인종문제를 사용하는 방식이 결국은 브랜드의 명성을 깎아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챈스가 한 말은 어느 정도 맞습니다. 의도적으로 도발적으로 만들었고 화제를 만드려고 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브랜드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손실을 입게 될 겁니다."
사진 출처, ASA
이 광고는 다른 인종 사이에 관계를 갖는 것을 금기시한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영국의 광고 감시단체 광고표준위원회(ASA)는 2013년부터 956개의 광고에 대해 2396건의 인종차별 신고를 받았다.
이중 12건의 광고에 대해 공식 조사가 들어갔고 10건에 대한 고발이 인정됐다.
ASA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광고에 대해서 게재를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가장 최근 사례는 도박 업체 패디파워의 광고로 복싱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를 등장시킨 것으로 청중에게 "언제나 흑인에게 베팅하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ASA는 "인종을 두고 심각한 모욕을 자아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해당 광고를 금지시켰고 업체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사진 출처, ASA
패디파워는 자사의 광고가 모욕적이거나 불쾌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말했다
쿠비 스프링어는 글로블 브랜딩 에어전시인 쉬빌즈브랜즈의 창업자이며 로레알이나 모보어워즈 같은 곳과 일한 바 있다.
그는 광고가 일반에 공개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의 눈을 거치지만 광고업계의 "다양성 부족"으로 많은 것들을 간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브랜드들이 정말 모르고 그랬다는 얘기까진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챈스 더 래퍼가 말한 것처럼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을 한다는 건 아니에요."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 급에서 성별이나 성정체성, 인종 측면에서 다양성이 있어야 해요. '이건 어떤 사람들에게 모욕적일 수 있으니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말이죠."
사진 출처, Pepsi
펩시는 작년 켄달 제너를 등장시킨 광고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운동을 깎아내린다는 비난을 받자 사과했다
2017년에 실시된 한 설문에 따르면 영국 광고업계 종사자 중 12.9%가 흑인이나 소수인종 출신이었다.
광고 회사 그레이런던의 최고마케팅책임자 새러 젠킨스는 어떤 브랜드도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적인 광고를 내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회사는 다양성 TF팀을 꾸렸다. 업계로 하여금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게끔 돕기 위한 것인데 20개 가량의 광고업체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쿠비와 마찬가지로 그 또한 업계의 다양성 부족으로 몇몇 브랜드는 자신들의 광고가 부적절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몇몇 안 좋은 광고 캠페인들이 있긴 했지만 정말 훌륭한 업체와 광고 사례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다양성 TF팀을 통해 영국에서 가장 크고 전향적인 광고회사들을 한데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는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뭔가 일이 잘못되는 게 우려돼서가 아니라 보다 긍정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의 다양성이 높을 때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다양한 관점과 접근법이 있으면 작업물은 당연히 더 좋아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