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예술단의 평양 방문이 보여준 놀라운 모습 5가지

평양 냉면 전문점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있는 레드벨벳

사진 출처,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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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이 사진은 엉뚱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13년만에 이뤄진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의 평양공연에는 조용필, 이선희, YB를 비롯하여 레드벨벳과 같은 걸그룹도 참가했으며 1일의 첫 공연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깜짝 참석했다.

그밖에도 이번 평양공연은 많은 화제를 몰고 왔다.

1. 사상 최초로 한국 대중가수가 노동신문 1면에 등장했다

남측예술단의 공연 소식은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 4월2일자의 1면 전면을 장식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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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가수가 노동신문의 1면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의 대중음악인들이 북한의 국영매체의 1면에 등장한 것은 처음 있는 일.

북한 주민이 한국의 대중문화 창작물을 비롯한 외국의 매체를 소비하다 발각될 경우 큰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에 비교해 볼 때 의외다.

다만 노동신문은 공연 소식에 대한 기사에서 구체적인 가수의 이름이나 곡명 등을 밝히지는 않았다.

북한인권운동 단체 리버티인노스코리아(LiNK)의 박석길 한국지부장은 김정은 정권 들어 외국 문물을 소비하는 것이 보다 위험해졌다는 미국 방송위원회(BBG)의 설문 결과를 소개했다.

2. 김정은은 한국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남측예술단에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이 포함됐을 때 '레드'라는 단어가 들어간 그룹의 공연을 김정은 위원장이 어떻게 관람할까가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진 출처, KCNA VIA KNS/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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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과 남측예술단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과 레드벨벳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

김 위원장이 1일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 출연자는 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한국 내부의 반응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3. 김정은의 신청곡도 무대에 올랐다

이번 남측예술단 공연에는 케이팝 걸그룹의 노래에서부터 북한에서도 널리 알려진 곡 등 다양한 곡이 올랐다.

그중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신청한 곡도 있었다.

사진 출처,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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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예술단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왼쪽)과 도종환 문체부 장관

가수 최진희씨는 자신의 곡이 아닌 남매듀오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는데 나중에서야 김 위원장이 그 곡을 직접 신청했기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뒤늦은 후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졌다.

4. 취재 제한에 대해 북한이 처음으로 한국 측에 사과했다

남측예술단 공연에 대한 1일 기사들엔 공연 리허설 장면의 사진들은 많은데 정작 본 공연의 사진은 없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북측이 한국의 공동취재단 인원들의 취재를 제한했기 때문이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2일 오전 취재진을 찾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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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실을 찾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김영철 통전부장은 취재진에게 "어제 행사는 우리 국무위원장을 모신 특별한 행사였고 국무위원장의 신변을 지켜 드리는 분들하고 공연을 조직하는 분들하고 협동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남북간 회담이나 각종 문화 행사 등에서 북측의 과도한 보안 조치로 마찰이 빚은 적은 종종 있었지만 장관급에 해당하는 통일전선부장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례적이다.

5. 레드벨벳의 옥류관 사진으로 평양냉면에 관한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한편 남측예술단의 북한 방문 모습은 엉뚱한 방향으로도 논쟁을 부추겼다.

바로 평양냉면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었다.

사진 출처,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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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기다리고 있다

방북한 남측예술단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끌은 것은 케이팝 걸그룹 레드벨벳이었다.

자연스레 평양에서의 모습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그와 더불어 멤버들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옥류관은 북한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음식점. 한국에서도 몇년 전부터 몇몇 냉면 전문점을 둘러싸고 견고한 평양냉면 매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일부 매니아들은 평양냉면을 먹는 방법에 대해서도 매우 엄격한 원칙을 고수하곤 한다.

옥류관을 방문한 레드벨벳의 사진이 공개되자 이를 둘러싼 네티즌들의 트윗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