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자은행은 기증자에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걸 요구한다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한 이후 정자의 수요가 급증했다 Image copyright Reuters
이미지 캡션 중국이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한 이후 정자의 수요가 급증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한 정자은행은 모든 기증 희망자에게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다.

북경대 제3병원은 4일 위챗 웹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기증자는 반드시 "사회주의 모국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은 정자의 품질과 신체 검사를 통과한 사람에게 5,500위안(한화 약 93만 원)을 주겠다고 공지에서 약속했다.

문제의 공지는 6일 저녁경 SNS에서 삭제됐다.

공지는 기증자는 20세에서 45세 사이의 남성이어야 하며 유전성, 전염성 질병이나 체중 문제, 색맹, 탈모의 징후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증자는 "긍정적인 정치적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공지는 말한다.

공지는 지원자가 반드시 "공산당 지도부를 지지하고 당의 대의에 충성하며 법을 지키며 품위 있고 정치적 문제가 없는 시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이 기증자의 이념적 충성도를 어떻게 확인할 계획인지는 분명치 않다.

북경대 제3병원의 한 의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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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중국의 한 병원은 정자 기증자가 "긍정적인 정치적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중국의 다른 정자은행은 기증자에게 당에 대한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다.

북경대 제3병원은 정자 기증을 장려하는 사업을 4일부터 시작했다. 위챗에 올린 문제의 공지는 삭제됐지만 AFP통신에 따르면 정자 기증 장려 사업은 5월23일까지 계속된다.

중국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정자은행은 단 23곳만 존재하며 많은 정자은행들이 기증자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시켰으며 이로 인해 기증된 정자의 수요가 급증했다.

부부가 정자은행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남자가 불임이거나 유전 질환이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제3병원의 공지는 중국의 SNS에서 조롱을 받았다. 한 사용자는 위챗에 "당에 대한 사랑은 정자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썼다.

웨이보의 한 사용자는 "획득한 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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