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미국과 러시아 유엔서 정면충돌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왼쪽)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왼쪽)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시리아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격돌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회의에서 9일(현지시간) 회의에서 러시아의 손에 "시리아 어린이들의 피가 묻어있다"며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8일, 시리아 반군 지역인 동구타 두마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이 자행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군사공격을 시사하며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어떤 중대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 역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괴물'이라고 부르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행동을 하든 하지 않든, "이와 상관없이 미국은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지금 이 순간에도 회의가 열리고 있고 중대한 결정들이 내려지고 있다"며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에도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이 다수 사망하자 시리아 정부군이 배후라고 판단하고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폭격한 바 있다. 국제 조사관들은 이 공격이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이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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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동 구타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가스 공격을 가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날조된 구실"

러시아 네벤쟈 대사는 반군이 화학무기 참사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국이 갖가지 비방과 모욕 그리고 매파적인 어법으로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고, 이번 시리아 사태도 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 금지기구(OPCW)' 조사관들에게 빠르면 9일 시리아로 와서 수사에 착수해 달라며, 러시아군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이 있는 곳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전문가들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염소가스나 그 어떤 화학물질도 사용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냉전시대보다 더하다?

러시아 네벤쟈 대사는 또 러시아를 향한 비난이 도를 넘었다며 냉전시대 때도 용납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군사공격을 시사한 것에 "한 나라의 정당한 정부의 요청으로 러시아 군이 주둔해 있는 곳에, 미국이 날조된 구실을 들어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시리아 사태는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영국은 지난달 자국 내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고, 미국 수사 당국은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것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알레포 공방 이 후 최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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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캡션 정부군은 반군이 점령한 동 구타를 탈환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참사 후, 시리아와 러시아는 동구타 두마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반군들과 철수 계획에 합의했다. 러시아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군사 행동은 전격 중단됐다.

철수 계획에 따르면 100여대의 버스가 반군 8천여명과 그들의 가족 4만여명을 태워 이동시킬 예정이다. 반군들이 잡고 있던 인질들도 모두 풀어준다.

이는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 두마 지역을 점령할 것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이는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에게는 2016년 알레포 공방 이후 최대 승리라고 평가했다. 계속되는 공세에 이 곳에서 1천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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