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새 지도자 선출…카스트로 시대 마무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에 라울 카스트로(왼쪽)의 뒤를 이어 미겔 디아스카넬(오른쪽) 수석 부의장의 선출이 확실해졌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에 라울 카스트로(왼쪽)의 뒤를 이어 미겔 디아스카넬(오른쪽) 수석 부의장의 선출이 확실해졌다

쿠바의 국회 국가평의회가 라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미겔 디아스카넬 수석 부의장을 의장직 승계 단독 후보로 지명했다.

카스트로가 물러나면 1959년부터 이어온 카스트로 가문의 오랜 통치가 막을 내린다.

카스트로는 그의 형 피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2006년에 집권했다.

쿠바와 미국의 관계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임기 시절 개선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바뀌었다.

카스트로는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평의회는 미겔 디아스카넬의 선출을 두고 투표를 했고, 투표결과는 19일(현지시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공식적으로 디아스카넬이 새로운 지도자로 임명될 예정이다.

BBC 쿠바 특파원인 윌 그랜트는 '다음 쿠바 지도자는 경기침체와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의 불만으로 가득한 쿠바를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처럼 혁명을 구현한 배경 없이 쿠바를 지도해야 하는 복잡한 숙제도 있다.

디아스카넬은 누구인가?

디아스카넬은 2013년 쿠바 국가평의회 부의장이 됐을 때만 해도 눈에 띄는 의원은 아니었지만 이후 카스트로의 오른팔이 되었다.

Image copyright Getty Images
이미지 캡션 디아스카넬은 카스트로의 오른팔로 활약하며 권력 승계를 위한 훈련을 받았다

지난 5년 동안, 그는 의장직과 권력 승계를 위해 훈련을 받았다. 사실 그는 부의장으로 임명되기도 전, 57세의 나이에 이미 화려한 정치경력을 갖고 있었다.

디아스카넬은 피델 카스트로의 첫 총리 취임 1년 정도 후인 1960년 4월에 태어났다.

라스 바야스의 센트럴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20대부터 산타클라라의 청년공산주의자동맹(Young Communist League)의 일원으로 정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지방의 대학에서 공학을 가르치던 33세 당시 청년공산주의자동맹의 두 번째 총무가 됐다.

카스트로는 디아스카넬이 "사상적으로 확고하다"며 칭찬했다.

디아스카넬의 과제

BBC 그랜트 쿠바 특파원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디아스카넬에게 가장 큰 과제는 경제다. 인플레이션이 쿠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복잡한 이중통화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경제 부양도 중요 사안이다. 쿠바 사람들은 그가 개인 사업 면허 정지를 풀고 쿠바의 사기업자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줄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카스트로가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당장 쿠바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적인 면에 있어 디아스카넬은 카스트로의 집권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

카스트로는 2021년까지 공산당 서기장직으로 정치적 권력을 유지할 예정이고, 카스트로 측근인 80대 후반의 정치인 중 두 명도 국가 평의회에 남아있다.

쿠바의 모든 변화는 점진적이고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카스트로는 형 피델에게 지도자 승계를 받은 이후 미국과의 외교적 관계 개선을 이뤄냈다. 이는 피델이 집권하던 시절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Image copyright AFP
이미지 캡션 하바나 거리의 낙서. "오래 사세요, 피델! 오래 사세요, 피델!"이라고 쓰여있다

쿠바의 새로운 지도자는 쿠바의 동맹국인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로 인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카리브해 섬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미국과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완화된 특정 여행과 무역 규제를 다시 강화했지만, 주요 외교 및 상업적 유대관계를 뒤바꾸진 않았다.

대부분의 쿠바인이 새 지도자에 가장 기대하는 것은 생활 개선이다.

하바나의 한 교사(45)는 로이터 통신에 "현재로서 우리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며, "라울은 물러가고, 피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쿠바 국민의 삶이 개선될 출구도 보이지 않고, 월급도 그대로고, 수입보다 지출이 많고, 트럼프는 쿠바를 더 조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수도의 국립 식당에서 일하는 다이아데니스 사나브리아(34) 또한 "정치는 내 강점이 아니다. 하지만 지도자가 바뀐다고 해서 내 삶이 변화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국가평의회는 공정한가

쿠바의 새 지도자는 지난달 선출된 605명의 국가평의회 의원의 투표로 뽑힐 예정이다.

국가평의회는 국가와 정부에 중대한 국무 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투표를 진행한다.

쿠바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포용적이고 공정한 선거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투표 절차가 공산당에 의해 철저히 감독 되기 때문에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비판적 입장도 있다.

관련 토픽

관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