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BBC, 핵전쟁 지구 종말 보도?

Fake BBC News report featuring actor Mark Ryes Image copyright Benchmark Assessment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 감시 항공기가 나토 군의 해군 함선에 추격당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BBC 뉴스룸 세트로 보이는 영상 속 진행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러시아와 나토 군 사이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곧 핵전쟁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영국 왕실은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부와 마인츠가 폭파됐으니 모두 집에 안전히 은신하라고 경고한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메신저 앱을 통해 시민들에게 퍼졌고,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몇몇 시민들이 BBC에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상은 '가짜 뉴스'다.

가짜 뉴스 (Fake News)

Image copyright Benchmark Assessment

해당 유튜브 영상은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용도가 아닌 극단적 상황에 대한 반응을 조사하기 위한 정신측정 검사(psychometric test)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진행자로 출연한 배우 마크 라이스는 BBC에 "벤치마킹 액세스먼트 그룹(Benchmarking Assessment Group)이라는 회사가 고객들을 상대로 정신측정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 임시의 재난 상황을 연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튜브에 올라온 원본 영상에는 아주 명확하게 영상이 허구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진짜 BBC 뉴스처럼 보이지도 않잖아요. 그러려고 만든 게 아니니까요."

"저는 그냥 배우로서 녹색 스크린 앞에서 연기했을 뿐이에요. 편집과 제작 과정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죠."

Image copyright YouTube
이미지 캡션 해당 유튜브 계정은 삭제됐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벤치마킹 액세스먼트 그룹은 2006년 아일랜드에서 창립되어 인재 채용, 관리, 개발 등을 위한 '평가 방법론'을 개발하는 회사다.

위 영상은 가상의 재난 상황을 설정한 후, 지원자들의 대응 내용을 인재 채용 및 개발 업무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BBC는 해당 프로젝트의 책임자 데이비드 링글우드에 입장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

왜 속았을까?

그렇다면 시민들은 왜 이 영상을 믿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사실확인 전화까지 하게 된 걸까?

문제는 유튜브의 동영상이 다른 메신저 앱을 통해 전달될 때, 수신자가 설명란을 볼 수 없다는 데에 있었다.

제작자가 유튜브에 내용이 허구임을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유튜브가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영상을 접한 이들은 이 설명을 볼 수 없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메신저 앱 '왓츠앱'을 통해 이 영상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지난 목요일 아침, 보도국 트위터를 통해 "해당 영상은 가짜이며 BBC에서 제작된 영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더 보기